특검, 이재용 피의자 신분 조사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이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낸 것도 뇌물공여 혐의 수사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삼성이 두 재단에 낸 출연금도 뇌물 수사에 포함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 부분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특검에 앞서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 재단 자금 출연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대통령의 지시하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대기업들을 압박해 출연을 강요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 씨와 안 전 수석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은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대인 204억 원을 출연했다.

이 특검보는 "이미 (특별수사본부 수사로) 기소가 돼 있지만, 두 재단 출연금에 대한 법리적 판단도 검토 중"이라면서 "그 결과에 따라 다른 대기업에 대한 판단도 같이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 외 대기업도 이미 수사기록이 와 있는 만큼 현재 검토 중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부연했다.

삼성이 낸 출연금이 뇌물에 해당하는지를 수사를 통해 규명한다면 출연금을 낸 다른 대기업의 수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특검팀은 삼성이 회사 자금을 최 씨 일가 지원과 재단 출연에 사용한 것에 배임이나 횡령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특검보는 이와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수사팀의 검토 대상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 등을 포함해 이 부회장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의혹을 캐묻고 있는 특검팀은 그를 밤늦게까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 특검보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에 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 오늘 조사 진행 이후 그때 가서 판단할 것"이라며 "어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는데, 달라진 건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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