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회적경제] (8) 국제이주무역협동조합
협동조합 네트워크 기반 '이주노동자'톱밥 수입·납품서 야자매트 사업까지
현지 업체 소개 등 경쟁력 향상 앞장, 매출 증가세…올해 첫 배당 계획도

창립 4주년을 맞이하는 국제이주무역협동조합이 올해 새 아이템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하는 야자매트와 식물 배지용 코코피트가 그것이다. 야자매트는 최근 등산로나 산책로에 미끄러짐을 막고자 많이 놓고 있으며, 코코피트는 딸기와 파프리카 등을 재배할 때 쓸 수 있는 핵심 재료다. 이곳 강창덕 대표를 만나 사업 구상과 계획을 들어봤다.

◇시장성 큰 새 아이템 = 걷기 열풍으로 전국 곳곳에 둘레길, 산책로 등이 조성되면서 '야자매트'는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 조합은 지난해 여름부터 야자매트 사업을 본격화했다.

"야자매트는 둘레길, 아파트 산책길, 전원주택 마당 등에 쓰이는데, 이걸 덮어놓으면 풀이 안 자란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우레탄 트랙을 걷어내고 천연 소재인 야자매트를 깔기도 하고요. 저희는 마진(중간 이윤)을 적게 남겨 시중 가격보다 40% 싸게 파는 것 같아요."

조경회사나 건설회사가 둘레길 공사 등을 공공기관으로부터 낙찰받아도 수요가 발생하는데, 이런 수요도 점점 느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조합은 전국 조경업체 1000곳 주소를 확보해 홍보물을 보냈다.

친환경 퇴비 원료로 주목받는 '코코피트'는 코코넛 열매 껍질을 분쇄해 나온 유기질 성분이다. 사용하기 쉽고 비용이 싼 데다 양분도 풍부해 원예에서 흙 대신 쓰이고 있다. 특히 딸기, 파프리카, 토마토 등 식물 조직을 배양하려고 만드는 배지에 코코피트가 쓰인다. 수분 흡수력도 좋다고 한다.

코코피트는 올해 신규 아이템으로 잡았다. 인도 등에서 수입해 연초부터 국내에서 주문받아 팔려고 한다. 딸기와 파프리카 등은 경남만 해도 재배를 많이 하고 있어 그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합은 진주 등 지역 농민회와도 협의하고 있다.

국제이주무역협동조합 전수식(왼쪽) 이사장과 강창덕 대표가 조합 운영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매출 증가세, 자립을 향해 = 국제이주무역협동조합은 지난 2013년 3월 창립했다. 조합원 11명으로 협동조합으로서 이익금 7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규정을 정관에 명시하고 있다. 창원에 있는 경남이주민센터를 오가는 이주노동자들이 이곳 협동조합의 중요한 네트워크 기반이 되고 있다.

"센터에 오는 이주노동자가 한국에서 길게는 8년 반 정도를 지내거든요. 그러면서 한국 문화와 정서, 상품을 충분히 알게 되고, 자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과 연결되는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원래 조합의 핵심 사업은 톱밥 수입과 납품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들여온 톱밥은 퇴비 공장, 음식물쓰레기 공장, 축산농가 등이 쓰고 있다. 조합에서 직접 수입해 농가와 공장으로 납품하고 있다. 이주민센터를 거쳐 자국으로 돌아간 이들이 현지 사정을 알아보고 업체도 소개해준다.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5개 나라 결혼이주여성도 센터에서 근무 중인데, 이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거래처와 가격 현황 등 각종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톱밥 마진은 10%가 안 될 정도로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당 10원 정도 싸고요."

톱밥 수입·납품도 시작은 미미했으나 사업을 본격화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거래처가 전국 400곳 정도로 늘었다. 전남 광양항으로 물건을 들여와 멀리는 충북까지 납품한다. 특히 한때 두 달 정도는 위성지도를 보고 경상, 전라, 충청, 제주지역 축산농가를 일일이 찾아내 주소까지 확보했고, 이후 매해 홍보물을 보내고 있다.

올해부터는 대출이나 출자금 등에 의존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조합원에게 배당할 계획이다. 첫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매출은 2억 5000만 원(2014년), 6억 5000만 원(2015년), 8억 5000만 원(지난해 예상 규모)으로 점점 증가했다. 앞으로 2~3년 정도 매출이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수식 이사장은 개인택시 영업을 하면서 국제이주무역협동조합과 경남이주민센터 이사장을 함께 맡고 있다. 전 이사장은 "우리가 진출하는 시장이 레드오션이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사실 힘든 사업인데, 그동안 실무자 2명(강 대표와 사무실 직원) 희생과 노력으로 이만큼 성장했다"며 "매출 20억 원이 되면 그나마 자산에도 여유가 있다고 본다. 규모를 더 키워 협동조합이 자립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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