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순간]추운 겨울 온기가 있는 곳
유리온실에 열대과일·선인장 가득…봄·여름으로 시간 이동 '이색 공간'
"할머니, 이건 뭐야?"
"으응, 바나나지~."
하지만, 그것은 바나나가 아니라 파파야라는 열대 과일이었습니다. 콜럼버스가 그 달콤한 맛에 반해 '천사의 열매'라고 했던 것이지요. 5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는 할머니와 열대 식물들 사이를 다니며 묻고 또 묻습니다. 싱그럽고 짙은 녹색 잎들이 햇살에 반짝입니다.
한겨울에도 열대 식물이 잘 자라는 이곳은 창원시 자연학습장 유리 온실입니다. 창원시 용호동 경남도민의 집 바로 옆에 있습니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가 무료로 운영하는 곳입니다. 3동의 유리 온실이 나란히 있습니다. 아이와 할머니가 기웃거리던 곳은 열대식물관이고요, 말 그대로 열대 우림에 있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그 옆은 다육식물관입니다. 선인장처럼 줄기나 잎에 물을 간직한 식물들이 있는 곳입니다. 마지막은 관엽식물관입니다. 관상용 식물들이 있는 곳이지요.
겨울 찬 공기에도 온실 안은 훈훈합니다. 풍성한 녹색으로 눈도 편안해집니다. 마치 순식간에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다육식물관과 관엽식물관까지 둘러보고 나오니 아이와 할머니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없습니다. 한순간 찬 바람이 불어 닥칩니다.
그래도 그 아이는 온실에서 얻은 온기를 품고 씩씩하게 길을 걷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부장. 일상여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