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 시작된 설 승차권 '하늘의 별 따기·그림의 떡' 여전
교통수단 신설 지역 확대·장애인 이동권 보장 요구 커져

매년 명절연휴를 앞두고 승차권 예매 전쟁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인근 부산은 최근 개통한 프리미엄 버스, 수서발 고속열차(SRT) 등 교통수단이 늘었지만 경남은 변화가 없다.

이 때문에 경남에도 SRT 운행 등 교통수단 확대 요구가 나오고 있다.

코레일은 10일 올해 설 열차승차권(경부·경전·충북·동해선) 예매를 시작했다. 코레일 누리집에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예매가 진행됐다. 올해는 누리집에서 예매할 때 좌석이 매진된 열차는 예약대기를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창원이 고향인 박모(31·서울 강남구) 씨는 이날 오전 6시 열차승차권 예매 전쟁에 참여했지만 앞에 대기한 사람만 3만 명이 넘었다. 그는 "연휴 당일 갑자기 빠지는 1장을 예매하는 수밖에 없겠다"며 이날 열차승차권 예매를 포기했다.

올해는 KTX 이외에 대안 교통수단이 잇따라 개통하면서 예매 전쟁이 다소 약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서울∼부산 구간은 하루 12회 프리미엄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우등 고속버스보다 좌석 앞뒤 간격이 넓어지고, 개별 모니터까지 갖춘 버스다. 한 누리꾼은 "어차피 KTX를 이용해도 역에서 집까지 가는 데 불편한 점이 있다"며 "한두 시간 더 걸리더라도 맘 편하게 가려고 올해는 프리미엄 버스를 예약했다"고 말했다.

설날 열차표 예매가 시작된 10일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KTX 열차표를 구하기 위해 창원중앙역에 길게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독자 조선옥

지난달 개통한 수서 고속철은 경부선(수서∼부산)에 하루 왕복 40회 운행하고 있다. 설 승차권 예매는 오는 12일 누리집과 지정된 역 창구에서 진행된다. 누리집에서는 회원 한정 오전 6시∼오후 3시 예매를 진행한다.

문제는 이들 새로운 교통수단 운행이 부산에만 한정되어 있어 경남이 목적지인 이들은 부산을 경유해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고 경남으로 이동해야 하는 등의 불편이 있다. 이 때문에 경남쪽 노선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창원시는 지난 9일 국토교통부에 수서 고속철이 창원까지 운행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부·호남선으로 제한된 수서 고속철 운행을 창원시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다.

한편 휠체어 탄 장애인은 시외·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개통한 프리미엄 버스도 휠체어 승강 설비가 없어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매년 명절 연휴에 맞춰 장애인단체는 시외·고속버스에 탑승 시설이 없어 고향을 가지 못한다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제반 여건상 휠체어 동반 탑승이 어렵다"며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80억 원을 투입, 올해부터 3년간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개조 차량 표준모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휠체어가 버스에 들어가도록 승강 설비를 설치하는 기술 확보가 중점 목표다. 개조대상 버스 선정 기준, 버스운송사업자 개조 지원 방안 등도 함께 연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연구 완료 이후 개선까지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 요구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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