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AI)로부터 따오기를 보호하려고 한 달 넘게 합숙 근무를 하고 있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도 주남저수지 주변 마을 주민들의 AI 전염 불안감 해소 작업에 나섰다. 닭·오리 사육개체수 1억 6000만여 마리 중 300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되고, 정부는 토종닭 58만 마리를 사들여 소규모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AI가 확산하는 까닭은 갈수록 항공 등 교통수단의 다양화로 이동 증가와 공장식 축산으로 밀집 강화가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바이러스들이 철새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아직 전파 경로를 차단할 방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우포늪과 낙동강 하구 등의 야생조류에서 AI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과거에는 살아있는 철새에서 보기 드물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H5N8형이 유행한 2014년부터 상황이 급변해 야생조류에서 AI가 계속 나오면서 H5N6형이 유행하는 올해는 더 심하다는 것이다. 한반도 철새에게서도 AI가 유행하는 시대에 전파 경로를 차단하는 것과 동물의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방법 등 두 가지 접근법이 필요하다. 

야생조류가 AI를 '감기' 정도로 앓고 지나가는 것처럼, 사육환경이 쾌적한 동물복지 농장의 닭·오리들은 비교적 피해가 덜하다. 공장식 밀집 농장은 그렇지 않다. 위생 관리가 잘되더라도 한 번 파도에 휩쓸리면 피해가 날 수밖에 없는 것도 문제다. 철새 도래지와 농장의 거리 제한을 두는 등 농장 관리가 핵심이 되어야 할 때다. 국제적으로 공동연구를 하는 전문가들은 실제로 야생 철새 솎아내기 등 직접적인 생태 개입은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다. 워낙 빠른 속도로 철새들이 드나들어 통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금류 농장의 사육환경과 관리를 통해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방법밖에는 없다.

겨울철마다 AI 재앙이 반복되는 만큼 정부는 양계산업을 비롯한 한국 축산업의 미래 전략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필요하면 가금류 사육농가는 AI가 창궐하는 겨울철에 사육을 중단하고, 농가에 보상금을 지원하는 휴업보상제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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