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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JTBC 정유라 신고는 정당한가?

신고하지 않고 도망가도록 했다만 더 비윤리…언론, 권력 감시와 부패 드러내는 역할해야

이가람 한국성형미용학회 콘텐츠기획담당 webmaster@idomin.com 2017년 01월 10일 화요일

재작년 겨울, 사회부 기자들의 삶을 다룬 <피노키오>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그 드라마에서 갓 기자가 된 주인공은 한겨울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시민의 모습을 리포트해야 했다.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사람들 중 더 좋은 '그림'을 얻어내기 위해 극적으로 넘어지는 사람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 신입기자는 넘어지는 사람들이 다치는 모습에 참지 못하고 시민을 돕고 말았다. 급기야는 연탄재를 깨트려 빙판길을 없애면서 취재에 실패하고 돌아간다. 주인공은 부장에게 크게 혼난다. 신입기자는 아이들이 빙판길을 내려오고 있었고 다칠지 모르는데 뻔히 보고만 있으란 소리냐며 기자도 공익을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되묻는다. 이때 부장은 대답한다. "그렇게 사람들을 구하고 싶으면 자원봉사를 해. 기자는 지켜보는 게 공익이야. 그걸로 뉴스를 만드는 게 공익이고, 그걸 구청직원이 보게 하고 대통령이 보게 하고, 온 세상이 보게 하는 게 기자의 공익이다." 저널리즘은 객관성을 주요한 가치로 여긴다. 그런 의미에서 기자는 객관적인 보도를 위해 사건 현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JTBC는 <뉴스룸>에서 지난 2일 덴마크에 체류 중이었던 정유라 체포 소식을 전했다. 정 씨가 체포되는 순간을 찍은 화면도 단독 보도했다. 정유라가 체포될 수 있었던 건 현지에서 정유라를 취재하고 있었던 JTBC 기자의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고로 정 씨가 체포되고, 보도까지 나온 상황인데 이를 두고 저널리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나오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앞선 드라마의 대사에 따르면 JTBC 기자는 사건 현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고 해당 사실을 보도했으므로 기자 보도 윤리를 깨트린 셈이 된다. 기삿거리를 만들어 놓고 그걸 보도하는 건 영화에서도 많이 있는 일이다. 다만 이 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보도라는 것을 왜 하느냐를 따져 봐야 한다. 권력을 감시하고 부패를 드러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이 보도는 그것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자가 사건 안으로 들어감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였느냐, 아니냐를 기준으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JTBC 기자는 끈질긴 취재 끝에 정유라의 은신처를 찾아냈다. 혹자는 이 기자가 정유라를 신고하고 그 사건을 단독보도하면서 JTBC가 이익을 얻었으므로 보도 윤리를 어겼다고 한다. 그러나 만약 이 기자가 보도윤리를 지키려고 정유라를 신고하지 않고 도망가도록 두고 객관적인 관찰자로 남았다면 정당하고 윤리적인 보도일까.

빙판길에 넘어지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건 기자 말고도 수많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기자는 그 상황에서 그 사람을 돕는 것보다 부장의 말처럼 보도하는 편이 더 큰 공공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정유라의 사건은 다르다. 해당 기자만이 정유라의 위치를 알고 있었고, 보도를 위한 신고가 아니라 신고를 통해 보도거리가 된 셈이기 때문이다. 정유라가 도망가도록 두었다면, 공익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경제 애널리스트들의 보도윤리와 범죄사실이 유력한 피의자를 대상으로 한 취재의 보도윤리는 다른 잣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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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는 이미 저널리즘 윤리성을 따지기 무색한 것이 사실이다. 다른 어떤 언론사보다 현시점에서 가장 보도다운 보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서 사실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며 특검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JTBC 보도국은 앞으로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더욱 힘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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