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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교방동 육일약국! 하나둘 사라지는 마산 명물

귀거래·럭키초밥 폐업 이어 건물 리모델링 중식집 들어서…지역 터줏대감 '역사 속으로'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2017년 01월 10일 화요일

과거 마산을 식별하는 지표물 역할했던 교방동 육일약국 등 명물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옛말 되는 '육일약국 갑시다' =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육일약국이 있던 3층 건물은 지난해 소유권 이전 후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공사는 오는 주말을 기점으로 마무리될 계획이다. 공사가 끝나면 중식집이 들어선다.

새로 들어설 중식집은 '육일'이라는 이름을 살릴 계획이다. 9일 현장에서 만난 새 소유자 가족은 "전통이 사라지는 게 아까워 '육일반점'으로 개업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7일 본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육일약국이 사라진다는 짧은 소식을 전했다. 아쉽다는 반응 속에는 '건물주가 나가라고 했다던데 사실인가'라는 댓글이 있었다.

소유주 가족도 이 글을 봤다고 했다. 이들은 뜬소문을 바로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최근까지 육일약국을 운영했던 약사 부부는 의령으로 간다고 했다"며 "인근 재개발 등을 이유로 약국을 옮기려던 차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육일약국이 있던 건물 모습.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최환석 기자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육일약국을 운영했던 약사 강순자 씨는 현재 의령에서 부림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00년 10월 남편이 인수해서 1년 반가량 운영하다가 내 이름으로 지난해까지 운영을 했다"며 "우리 부부 앞에 몇 명이 영업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라지게 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처음 육일약국 문을 열었던 이는 김성오 현 메가넥스트㈜ 대표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그는 1980년대 14.88㎡(4.5평) 공간에 약국을 차린다. 기독교인이어서 교회를 가는 일요일에는 약국 문을 열지 않는다는 뜻으로 '육일약국'이라 지었다.

김 대표는 동네 작은 약국을 알리고자 택시에 타면 '육일약국 갑시다'고 했다. 노력 끝에 육일약국은 교방동 명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7년 김 대표가 쓴 책 '육일약국 갑시다'로 교방동 명물은 전국으로 알려졌다.

이후 약국 주인이 바뀌면서도 그 이름을 간직했던 육일약국은 이제 추억으로 남게 됐다. 이제 교방동 주민들은 택시 기사에게 '육일약국 갑시다'라고 하기 어려워졌다.

◇마산 지켜온 식당들도 사라져 = 지난 2013년에는 마산합포구 두월동 '귀거래' 식당이 문을 닫았다. 귀거래는 1953년 문을 열고 1960년 12월 1일 경남에서 첫 영업허가를 받은 식당이었다. 폐업 당시 귀거래 방인생 사장은 "부인 몸이 좋지 않아 문을 닫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귀거래에 이어 지난 2015년 마산합포구 장군동 5가 '럭키초밥'도 문을 닫았다. 1997년께 장군동 5가로 옮기기 전 럭키초밥은 두월동 럭키사우나 주변에 있었다.

럭키초밥은 중산층 이상이 애용하는 고급 식당이라는 인식과 함께 기관장 등 고위 인사들이 조용한 분위기를 찾아 드나들던 곳으로 알려졌다.

현재 럭키초밥이 있던 건물은 리모델링 공사를 거쳤다. 럭키초밥 사장 딸인 윤정애(43) 씨가 '럭키'라는 이름을 살려 건물 1층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윤 씨는 "옛 크리스탈 호텔이 문을 닫고 마산의료원 신축 공사가 진행되면서 영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도 옛 단골 중 일부는 폐업 사실을 모르고 전화를 걸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옛 마산시 부시장 등을 역임한 조영파(70)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대표이사는 "마산과 관련한 식당 등이 문을 닫는다고 마산지역이 쇠퇴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문화·예술 등 분야에서 뚜렷한 색깔을 보였던 마산이 회색빛으로 바뀌는 듯하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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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입니다. 010-8994-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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