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9명 의견 차이 표명 "의결 전 재심의 요구해" 집행부에 추경 편성 건의…기업인 등 의회 항의 방문

예산 삭감을 두고 진주시와 의회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시의회 일부 의원이 의장단과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천효운(전반기 의장)·남정만(전반기 부의장) 의원 등 9명은 9일 오후 2시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의회의 유례없는 예산 삭감 사태에 대해 시민께 우리 입장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면서 "저희는 일부 시의원의 예산 삭감 시나리오에 동참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예산을 심의 결정하는 예결특위를 구성하면서부터 예산 삭감 사태가 예견됐다. 본회의장에서도 재심의를 요구했었다"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는 예산 증액과 조기집행으로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도 의회와 집행부가 감정만을 앞세워 시민 심기를 불편하게 한 데 대신 사과한다"고 밝혔다.

진주시의회 의원 9명이 9일 오후 2시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장단과 입장이 다름을 밝히고 있다. /김종현 기자

이들은 "이번 사안 해결을 위해 2017년도 본 예산 삭감분에 대해 사업 필요성과 심각성에 따라 추경을 편성해달라"고 집행부에 건의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의원 20명 중 9명이 참여했다.

시의회의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발길도 줄을 잇는 가운데 이날 상공인들과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시의회를 항의방문했다.

진주상공회의소 등 기업인들은 기자회견을 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지역 중소기업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살아남고자 이를 악물고 노력하고 있는데 시의회는 지역 중소기업을 무참히 짓밟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인들은 "실크산업은 지역 전통산업으로 유지·발전시키고자 안간힘을 쓰는 분야인데, 사양산업이라서 예산을 줄 필요가 없다는 말이 시의회에서 할 말인지 되묻고 싶고,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쪽박을 깨는 행위를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진주시 청락원과 상락원 등 노인 종합복지타운을 이용하는 노인 100여 명이 의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노인들이 시의회를 찾은 것은 복지관 급식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복지관에서 급식 봉사를 하던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와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가 시의회의 예산 삭감에 항의해 16일부터 봉사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노인들은 이인기 의장을 만나 "자원봉사자가 없다면 급식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왜 의회에서 나서 밥을 못 먹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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