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경남경찰청장은 지난해 말 취임사에서 몇 가지를 언급했다. "타인 존엄을 지키는 것이 나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며 인권 존중을 강조했다. 또한 일하는 방식으로 "축소·은폐·과장하지 말고 있는 사실 그대로 솔직하게 하자"고 했다.

법관·검사·변호사들이 경남지방변호사회 주최 신년인사회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혼란한 시기에 법조인들이 중심을 잡아 본분을 다하자", "법조인들이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한 해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이렇듯 경찰·검찰·법원은 '공정하고 따듯한 법 집행' 뜻을 잇따라 내비쳤다. 하지만 현실 속 지역민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크다.

최근 '도지사 주민소환 서명부' 관련 수사로 창원 내서주민 2명이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잇따라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이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허위서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미 받아놓은 서명 가운데 읍·면·동이 섞여 있는 일부를 옮겨 적었다. 그 이상의 의도적인 허위서명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문제가 되는 동별 구분을 위한 '이기'는 선관위가 보정기간 허용한 부분이기도 하다.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이유이다.

남석형 기자.jpg

하지만 구속영장은 경찰 신청, 검찰 청구, 법원 발부로 물 흐르듯 이어졌다. 법은 앞서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 때는 관대했다. 홍 지사에 대한 직접 수사 목소리가 있었지만 끝내 외면됐다. 구속된 학부모(송순호 창원시의원 아내) 아들 송 군은 지난 4일 밤 열린 '구속 학부모 석방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혼자 밥 챙겨 먹기가 힘듭니다. 저에게 필요한 엄마는 빨리 풀어주고, 죄 있는 높으신 분을 데려가 주길 바랍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