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속이며 사는 게 세상 꼬라지…선행공덕 시작 '효도' 올바르게 사는 것

"공작새는 꾀꼬리의 목소리를 부러워하지 않고, 뿔을 지닌 무소는 호랑이의 발톱을 탐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즉 '자신을 살필 줄 아는 사람은 허둥대지 않지만 바깥을 살피느라 바쁘면 허수아비처럼 알맹이 없는 삶을 살게 된다'는 옛 성인의 불꽃같은 심지의 뜻이 담긴 말이다. 정유년 새해에는 반드시 이 서릿발 같은 말을 새겨 듣고 자신을 잘 다스리고 깨달아 나간다면 분명 행복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큰스님은 "땅에서 넘어진 자는 땅을 짚고 일어나라, 땅을 떠나서는 일어날 수가 없다"고 가르쳤다. 그런데 모두들 땅을 안 짚고 일어날 궁리만 하는 게 요즘 세상 꼬라지다. 정말 꼴불견이 많다. 즉 남이 나를 속이는 줄 알지만 그게 아니다. 내가 스스로를 속이며 살고 있는 셈이다. 스스로 족쇄를 채워 자신의 번뇌를 쓸어낼 줄 모르고 산다는 것이 큰 안타까움이다.

때론 법당에 들러 부처를 뵙고 나올 줄만 알았지, 신발 하나도 똑바로 벗어놓지 않고 무단출입하듯이 법당을 들락날락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렇다. 신발 하나라도 제대로 가지런히 벗어놓는 게 마음공부다. 발밑을 잘 살피라는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자세가 달라져야 마음도 바뀌는 법이다.

어느 큰스님의 불호령 같은 일갈이 떠오른다. "요즘은 말이야, 고급병신이 너무 많어, 수족이 멀쩡한 놈들이 지가 벌어서 당당히 쓸 일이지 입이 얼얼하니 침을 질질 흘려가면서 남의 돈에 줄을 서! 나는 돈 좀 번 신도들에게 자식들에게는 원수같이 돈 주지 말라 그래, 그러며 자식들이 멀쩡한 병신 된다고, 물건이든 사람이든 넘 풍족하면 다 썩는 거라고!" 편한 유혹에 파묻히면 그때는 부처가 달려들어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엄마노릇 못하고, 아버지 노릇 못하고, 끝내 제 노릇 못하면 그게 바로 지옥이라 했다.

그렇다. 꽃들은 모진 비바람도 탓하지 않고 피어나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모두들 저 꽃들처럼 올 한 해 활짝활짝 피라고 당부하고 싶다. 선악이 모두 불법(佛法)이라 했다. 선을 따지기보다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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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부모은중경을 독경할 때가 많다. 속가의 어머니와 산사에서 함께해온 지도 어언 30년을 훌쩍 넘겼다. 금년 들어 세수가 아흔둘이다. 불효가 막심한지라 늘 마음 한구석에는 편찮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부모은중경으로 효를 대신해 베푼다. 이 은중경은 모든 '선행공덕'의 근본과 시작이 효도라고 가르친다. 수행자의 효도는 제대로 불도를 닦아서 부모님까지 중생에서 구제하는 일이다. 또 세상 생명 가진 모든 것들의 부모은혜까지 갚는 차원 높은 효도를 강조한다. '세상만물의 은혜를 갚기위해 자기본분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이 올바르게 살아야 효도가 된다'는 말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부모은중경은 생명력이 있다.

오늘 달(月)을 품는 망운산이 큼지막한 보름달을 안았다. 달빛으로 대숲 그림자가 환하게 마당을 쓸어내는 맑고 눈부신 밤이다. 새해 소망을 이루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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