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적고 건조한 겨울철 산불 위험…획기적인 활용 위한 드론 상용화 기대

입산자들의 부주의 등으로 산불발생 위험성이 큰 시기가 도래하였다. 지난 12월에 몇 차례 강수가 있었지만 가뭄이 지속된 탓에 자연적 산불방지 효과는 약하였고, 찬 대륙고기압이 한반도에 주기적으로 확장하여 이동성 고기압으로 변질되면서 춥고 건조한 날씨와 포근한 날씨가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

산불방지를 위해 관련기관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크고 작은 산불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산불 발생의 주원인은 무엇일까. 산을 찾는 입산자의 실화가 산불원인 중 42%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논밭두렁을 소각하다가 산불로 번진 경우는 18%, 쓰레기 소각 10%, 담뱃불 실화 9%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주말과 휴일에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볼 때 산불은 인재(人災)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입산자들이 꼭 지켜야 할 행동들이 몇 가지 있다. 산에서는 절대 불을 사용해서는 안 되고 성냥, 라이터, 담배는 절대 가져가지 않아야 한다. 또, 논밭두렁을 태워도 병해충 방지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만일 부득이하게 소각을 할 경우 119에 미리 신고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한다. 내 작은 부주의가 대형 산불로 이어진다면, 이를 다시 복구하는 데는 40년에서 100년이란 긴 세월에 걸쳐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투자됨을 명심해야 한다.

산불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강수량이다. 겨울철부터 봄철까지는 강수량이 적고 맑은 날이 이어져 식물은 건조해지므로 산불발생 위험도는 높다. 아울러 공기 중의 상대습도 상태에 따라 식물의 건습 정도가 결정되므로 습도의 변화와 산불발생 위험도의 관계는 매우 높다. 습도가 40% 미만이면 산불이 발생하기 쉽고, 60% 이상이면 산불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둘째, 풍속의 세기다. 통상 풍속이 두 배로 빨라지면, 산불 전파속도는 4배로 커진다.

셋째, 고온현상이다. 기온이 낮으면 산불이 발생해도 쉽게 번지지 않는다. 그러나 기온이 상승하면 산불은 쉽게 번지는 특징이 있다. 넷째 마른 낙엽이다. 겨울철은 바닥에 마른 낙엽이 많이 쌓여있는 시기이다. 이 낙엽들에 불이 붙으면 산불이 나기 쉽다. 다섯째, 나무의 건조도이다.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나무는 수분함량이 적어지고, 여기에 침엽수와 같은 경우는 송진이 포함되어 있어 불이 붙으면 오랜 시간 지속된다. 여섯째, 입산자들이다. 산불의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면 산악기상의 특성을 잘 활용하면 진화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낮 동안에는 식물이 건조해지므로 산불의 강도는 강해진다. 그러나 일몰 이후 밤이 깊어질 때까지는 식물이 아직 건조한 상태지만 바람이 약해지므로 산불의 강도는 점차 약화된다. 이때, 바람은 산풍이 불게 되므로, 산불의 진행방향은 산 아래 쪽을 향하게 된다. 이때가 진화작업에 가장 좋은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다시 해가 돋으면 기온이 높아지면서 곡풍이 불어오고 연료도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강화된다. 산의 계곡에서는 산곡풍이 불기 때문에 진화작업에는 좋지 않은 시점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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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산불 감시와 진화에도 최첨단 장비인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해야 한다. 산악기상 특성을 잘 감안한다면 야간 산불 방향 탐지와 산불예방 활동 등에 획기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하루빨리 드론을 산불예방·진화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될 수 있길 바란다. 올해도 산불에 대한 지속적인 경각심과 적극적인 예방활동을 전개해나가면서 산불위험지수 등 기상정보를 100% 활용한다면 산불 없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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