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도내 공연장] (3)김해문화재단
콘서트누리·썸머페스타 체험형 프로그램 개발…236회 공연 중 대관 60%

김해문화재단은 지난해 알찬 기획 속에 다양한 체험 위주 문화공연을 유치해 지역주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김해문화의전당에 지난해 8만 5000명이 관람객으로 드나들었다. 시민친화적인 콘텐츠 개발을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장으로 제 역할은 했으나 지역 예술인이 설 자리는 그만큼 잃었다.

◇트렌드에 민감했던 1년 = 김해문화재단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볼 때 가장 뚜렷한 목표는 '트렌드'였다. 특히 젊은이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획공연이 눈에 띄었다.

썸머페스타 모습. /김해문화재단

스탠딩석까지 무대를 가득 채우며 청소년들의 호응을 얻은 '콘서트누리'와 여름철 진행된 '썸머페스타'는 시설관리형 기관 운영에서 벗어나 시민 중심의 다양한 문화정책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썸머페스타'는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한 종합문화예술축제로 가능성을 보였는데 4일간 2만 2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리고 물풍선 10만 개를 사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재단이 직접 기획한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때는 김해시립합창단, 어린이합창단 등 지역 예술인 127명이 동반 출연하도록 도왔다.

가야금페스티벌은 기존 프로그램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창원시립교향악단과 협연 무대를 통해 동·서양 악기가 어우러지는 실험을 성공리에 마쳤다. 국악의 멋과 풍류가 웅장한 클래식과 만나 이룬 조화로움에 많은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돼 관객 2500여 명이 공연장을 찾기도 했다.

전시장에서는 지역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중진 작가를 재조명하는 'Newface & Artist in Gimhae(뉴페이스&아티스트 인 김해)'를 열어 한국문화회관연합회로부터 2000만 원 지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 독립영화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도 씻어냈다. 찾아가는 영화상영회를 열어 1만 4000여 명이 영상문화 향유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콘서트누리 모습. /김해문화재단

김해문화재단은 문화 다양성 캠페인과 시각장애인 창작시 음악축제 등으로 '2016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 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해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 내부에서도 지난해 질적·양적으로 2015년에 비해 발전한 한 해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2015년에 비해 많은 관람객이 김해문화의전당을 찾은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휴식 같은 예술을 선사하는 새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대관 중심 못 벗어나 = 김해문화의전당은 2016년에도 대관 공연이 중심이 됐다. 물론 지역 문화회관이 대관 공연에 집중하는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2015년에 이어 지난해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지난해 김해문화의전당은 프로그램 164건을 진행해 무대에서 236회 공연을 열었다. 이 가운데 기획공연이 66건으로 40%에 그쳤다. 2015년 37%에 머물렀기에 여전히 대관 공연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모습. /김해문화재단

기획보다 대관 공연에 집중하는 것은 손쉽게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단은 지난해 관람객 유치에 성공해 수익률 91.1%를 기록했다. 다만 대관 공연이 많아질수록 지역 예술계 위축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우미선(새누리당) 김해시의원은 "김해지역 자원들을 충분히 쓸 수 있음에도 전국적인 대형 공연을 가져오는 게 작품의 완성도, 시민의 문화 향유권, 공공성 증진이라 생각하는 안일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해문화재단 관계자는 "김해 출신 젊은 음악 전공자가 참여하는 빅밴드를 구성해 청춘도시 김해를 대표할 수 있는 청년 재즈문화를 확산하는 등 좀 더 다양한 기획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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