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닭고기 외면현상에 양계농가 이중고…AI바이러스 75도 5분 이상 가열하면 죽어

2017년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을 맞이했지만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양계농가 시름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AI가 발생한 뒤 48일째인 1월 2일까지 매몰 처분된 가금류가 전체 가금류의 18%에 달하는 3033만 마리로 집계됐다. 특히 알을 낳는 산란계는 전체 사육 대비 32%에 해당하는 2245만 마리가 매몰처분 되었고, 산란종계는 전체 사육 대비 48%인 41만 마리가 매몰처분되면서 경제적 손실이 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포천시 가정집에서 폐사한 고양이까지 AI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서 국민 불안감은 더욱 증가하여 오리와 닭고기 외면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양계농가에 이중 고통을 주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계(중·1㎏기준) 도매가는 12월 초 1890원이었으나 12월 말 1390원으로 26.5% 폭락했다.

AI 위험 지역 가금류는 이동이 엄격하게 통제된 상태에서 살처분·매몰 또는 폐기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 않으며, AI바이러스는 75℃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모두 사멸하므로 익혀먹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량농업기구(FAO) 등에서도 익힌 닭고기·오리고기 및 계란 섭취에 따른 전염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감염된 가금류와 직접적이고 빈번한 접촉이 없다면 AI 인체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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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값이 연일 급등해 4일부터 정부는 계란과 계란 가공품을 무관세로 수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와 반대로 오리와 닭고기는 70% 이하 수준까지 낮춰 할인행사를 해도 거들떠보지 않는 경우가 많아 농가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감염된 지역의 가금류가 부정 유통되지 못하도록 감독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더불어 익혀먹으면 안전하다는 사실을 인지해 AI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소비감소는 없어지도록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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