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군 최연장 신임 공무원, 교육 때문에 부산서 이사 세번 도전…합격자 이름에

10년 전 이호성(54·사진) 씨는 부산에서 대학입시 영어 강사를 하고 있었다. 당시 이 씨는 지적장애아인 작은아들이 대도시에서 도움 손길을 받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시골 이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창녕군을 선택해 7년 전부터 창녕군 부곡면에서 아들 둘과 함께 남자 셋이서 살고 있다. 교육공무원인 아내는 부산이 직장이라 주말마다 창녕의 세 남자를 만나러 오고 있다.

영어 강사를 그만두고 아들 둘을 돌보던 이 씨는 작은아들을 전담해 키우는 데 정성을 쏟았다. 현재 작은아들은 부곡초교를 졸업하고서 영산중학교 2학년(특수반)에 재학 중이다. 큰아들은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이 씨가 공무원 준비를 결심한 것은 작은아들이 집에 있는 것을 싫어하고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부터다. 공무원을 직업으로 택한 이유는 다른 일자리도 마땅찮았고, 생활 터전인 부곡면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려면 공무원이 최고란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은 만만치 않았다. 이 씨는 "나이가 50이 넘으니 암기가 안 되고 집중해서 공부하기가 어려웠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공부하니까 연속적이지도 않아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두 번 고배를 마시고 지난 6월 세 번 만에 합격했다. 9급 지방행정직 합격자 18명 중 한 명이었고,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도 않은 경쟁자들과 함께 당당히 합격한 최연장자였다.

이 씨는 2017년 1월 1일 창녕군청 공무원으로 처음 출근했다. 창녕군 부곡면 산업경제분야 주무관이 그의 직책이다.

이 씨는 첫 출근 소감을 묻자 "어안이 벙벙하다.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했다. 덧붙여 이 씨는 "평소 서류 떼러 자주 부곡면에 들렀을 땐 별로 바빠 보이지 않았는데, 출근해 보니 직원분들이 너무 바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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