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고친 환자가 감사 편지 보내올 때 큰 보람 느낀다

병원장실에 들어가자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책상 한쪽 옆에 세워진 보드판이다. 거기에는 삼성창원병원 직원들의 버킷 리스트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복리후생, 업무환경, 소통 및 조직문화, 이벤트로 나눠 직원들이 바라는 희망 사항 40개가 나열돼 있었다.

홍성화(58) 삼성창원병원장은 올 초 취임 후 소통과 문화 만들기를 위해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그중 일부는 달성했고, 일부는 추진 중이며, 인기 남자 연예인을 입원하도록 해 달라는 장난 섞인 소원에는 '크'라는 웃음이 답변으로 적혔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진료하랴, 병원장으로 업무 보랴, 직원들과 소통하랴 바쁜 홍 병원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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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화 삼성창원병원장. / 김구연 기자

중학생 때 의사로 진로 정해

홍성화 병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했고,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실험동물연구센터장을 역임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시험센터장, 연구부원장, 생명과학연구소장, 미래의학연구원장 등을 거쳤다.

어릴 때 코피가 자주 났던 홍 병원장은 자연스럽게 의사, 그중에서도 이비인후과 의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중학생 때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때 친한 동기가 6~7명 있었는데, 당시 장래희망이 실제 직업이 된 친구가 많아요. 저도 그중 하나고요."

부산에서 태어난 홍 병원장은 개인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서울로 이사했다.

"6남매 중 다섯째였습니다. 형제가 많아서인지 부모님이 제게 전혀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외박하고 들어가도 아무 말씀이 없을 정도였죠. 그래서 의사가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제 진로에 대해 스스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됐죠."

홍 병원장은 "아이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소아과를 전공하지 않았다"고 했다. 진료하다 보면 아이들을 울리게 되는데, 그게 싫었다는 것. 물론 이비인후과에도 아이 환자가 온다. 홍 병원장은 주머니에 사탕을 가득 넣어 다니며 소아 환자에게 건넨다.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사탕만 한 것이 없다며 웃었다.

"1년 차일 때 인공와우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습니다. 당시 서울대의 스승님이 첫 수술을 할 때 주치의였죠. 그때 나도 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인공와우는 청각장애인이 보다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요즘은 외부 장치도 소형화하는 추세라, 청각장애가 있는 아이가 어릴 때 수술해주면 언어 발달 등에 장애가 덜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큰 세상을 열어주는 수술인 만큼 의사로서 감동도 크다고.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서 앞을 못 보는 환자를 수술한 후 붕대를 풀면 앞이 보이면서 기적과 같은 감격을 하는 것처럼, 인공와우 수술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어릴 때 인공와우 수술을 하고 언어치료를 받은 아이가 초등학생이 돼 삐뚤삐뚤한 글씨로 '감사합니다'라는 편지를 보내올 때, 이걸 하기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2008년 제가 수술했던 한 아이는 잘 자라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성화봉송자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잘 자라서 봉사도 하고 인터뷰도 하는 걸 보면 '내 새끼들'이라는 생각에 흐뭇합니다."

홍 병원장은 의학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어렵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배우고 연구해야 합니다. 실력이 늘어나는 만큼 환자들의 기대도 커집니다. 지식을 높이고, 수술 수준을 높이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상황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과 관련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노력도 항상 해야죠. 수술적인·기술적인 방법에서 한계를 느낄 때면 '더 해야지' 하는 반성과 함께 투지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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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화 삼성창원병원장. / 김구연 기자

삼성전자와 협업도

홍 병원장은 이비인후과 중에서도 '귀'가 전문이다. 난청과 인공와우 수술 권위자로 꼽힌다.

이러한 경력 때문에 삼성전자와 협업으로 '갤럭시S3' 이후 전 제품에 통화 음질 최적화 기술을 탑재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처음 홍 병원장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단순히 소음이 잘 들리지 않고 '깨끗한 소리'가 들리도록 하는 음질 개선 정도로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난청이 있는 사람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프로그램을 통해 음질 테스트를 한 후 자신의 귀에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음질을 설정해 놓으면 그에 맞춰 통화를 하거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기술이다.

홍 병원장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직접 해당 프로그램을 찾아 알려줬다. 갤럭시 스마트폰 통화 설정에 들어가면 '통화 음질 설정' 메뉴가 있고, 신체검사를 할 때 청음 테스트를 하듯 소리가 들리는지를 테스트하는 기능이 있었다.

스마트폰에 난청인을 위한 기술이 있다니, 갤럭시 스마트폰을 몇 년째 사용하면서도 몰랐던 이야기다.

이 사업은 어떻게 추진하게 됐을까.

"병원은 지역민과 소통하고 봉사해야 합니다. 병원 직원과 시스템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사람들을 찾아가서 재능을 베푸는 의료봉사를 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사회봉사를 하고 싶어 할 때 병원 특성을 이용해 이를 대행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회사가 이러한 환자를 지원하고 싶다고 하면 병원은 환자 중 기준에 맞는 사람을 연결해 줄 수 있죠."

삼성전자와의 협업도 이러한 사회봉사 개념에서 시작했다. 애니콜 휴대전화가 생산되던 때였다. 휴대전화는 사람들 간 소통을 잘하게 하는 역할을 하므로 못 듣는 사람을 위한 지원 사업을 하는 것도 기업의 역할 중 하나라고 삼성서울병원과 삼성전자는 뜻을 모았다.

그래서 먼저 추진된 것이 인공와우 지원사업이었다.

"삼성전자 측과 회의를 하면서 전화기가 엄청나게 팔리는데, 왜 정상 청력인을 위한 시스템만 있는가, 난청인을 위해 음질을 보정해주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기업의 사회봉사, 사회공헌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병원의 청력연구실과 같이 연구했습니다. 삼성전자 측에서 휴대전화에서 청력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면 검증해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보청기 편견 버려야

난청은 청력이 저하 또는 상실된 상태를 말한다.

난청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지만, 노령화 시대, 그리고 전자기기 발달 등으로 귀 건강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뿐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또 여러 가지 소음 환경에 노출되면서 귀 건강을 위협받는 사람이 많다.

난청은 회복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신경 계통에 문제가 생겨 청력이 나빠진 상황이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난청 환자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홍 병원장의 설명이다.

"다른 나라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의 3분의 1은 보청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난청을 겪고 있고, 70세 이상에서는 2분의 1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통계이므로,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일 거예요."

즉 70세 이상 부모님 두 분 중 한 분은 보청기 사용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청력 상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거나 보청기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그냥 넘어가는 경향이 많다. 사회적·심리적 편견은 보청기 사용을 주저하게 만든다.

"보청기 사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풍조가 있는데, 시력이 나쁘면 안경을 쓰는 걸 자연스럽게 생각하듯이 보청기도 그렇게 돼야 합니다. 예전 세대는 안경 쓰는 것도 부정적으로 봤어요. 웃어른 방에 들어갈 땐 안경을 벗고 들어갈 정도였죠. 하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잖아요? 보청기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난청은 어른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아기들도 많아요. 빨리 발견하고 들을 수 있도록 해줘야 아이 발달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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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화 삼청창원병원장. / 김구연 기자

심한 소음 지속적 노출 피해야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노인성 난청이라고 해서 꼭 나이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젊을 때 소음이 심한 환경에 노출됐던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난청이 생기면 노화에 환경성이 더해진 거죠. 소음 외에도 난청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많습니다."

이독성 약품, 즉 귀에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항생제 등의 약품도 난청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중이염도 염증에 의한 독성이 신경에 영향을 미쳐 합병증으로 난청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감기가 만성화될 경우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나 고지혈증도 난청 위험인자로 꼽힌다.

"당뇨 등 성인병도 청각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등 평소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담배에 있는 니코틴에 신경독성 물질이 있으므로 귀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하는 것이 좋다.

"서울 등지에 가면 지하철 소음이 큽니다. 요즘은 이어폰을 귀 꽂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지하철이나 길거리 등 시끄러운 곳에서는 소리를 키워야 잘 들을 수 있어요. 소리를 조금 높였다고 생각해도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기준인 90dB을 넘기기 쉬워요. 귀가 큰 소리에 계속 노출되는 거죠. 귀 건강에 아주 안 좋습니다. 과도한 소음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청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어폰 사용은 개인이 조금 주의하면 되지만, 근무지가 소음이 심한 작업환경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1일 8시간 근무자의 소음허용 한계는 90dB로 제한하고 있으며, 소음 강도가 증가하면 제한 시간은 줄어든다.

홍 병원장은 소음이 심한 작업환경에서는 귀마개나 헤드셋 등 귀를 보호할 수 있는 도구 사용을 권했다. 귀찮다고 무시하다가는 자칫 청력 상실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에서 난청 환자가 많으므로,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한 방법으로 풀어주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한 청력을 유지하려면 젊어서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소음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귀 보호구를 사용하고, 소음 노출 후 충분한 시간 소음을 피해야 합니다. 또 주기적인 청력 검사로 난청을 조기에 발견해 더 이상 손상되는 것을 예방해야 합니다."

지하 6층부터 지상 9층 위 옥상까지 걷기 운동

다시 홍 병원장 개인에 대해 물었다. 건강관리 요령.

"가리는 음식이요? 다 잘 먹어요. 사실은 아내가 해 주는 대로 먹는 거지. 허허허."

2016년 초 삼성창원병원장으로 취임한 홍성화 병원장은 부인과 함께 창원으로 이사 왔다. '집밥'으로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운동은 얼마나 할까?

"젊었을 땐 많이 했는데, 요즘은 바빠서 통 시간을 못 냅니다. 대신 병원 내에서 많이 걷습니다. 따로 시간 내기보다는 일상에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으로 계단 올라가기를 찾은 거죠. 얼마 전 삼성창원병원이 새 본관을 개원해 옮겼는데, 이 건물이 지하 6층, 지상 9층입니다. 지하부터 옥상까지 하루 1~2회 걸어 올라갑니다. 걸어 내려오는 건 안 합니다. 정형외과 교수님이 계단을 내려가는 건 무릎에 부담을 줘서 안 좋다고 하더군요."

식습관은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다고 밝혔다.

"요즘은 살찌는 것을 경계해야 하니까 식사량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가리기보다는 소식을 하려는 거죠."

술과 담배는 하지 않는다고.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금연을 강조하고 있으니 스스로도 피우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담배는 해악이 많아요. 귀 건강에도 안 좋죠. 술은 조금 마십니다. 아무래도 대내외적으로 활동하려면 안 마실 수가 없어요. 직원들 회식에도 자주 참석해서 소통하려면 술 한 잔 곁들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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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창원병원 전경 사진.

프라이드 있는 병원

삼성창원병원은 지난해 7월 새 본관을 개원하고 병원을 새롭게 탈바꿈하는 계기로 삼았다.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홍 병원장은 삼성창원병원을 '프라이드 있는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물론 혼자가 아닌, 직원들과 같이 만들어 나가야 할 일이다.

"삼성창원병원에 근무한다는 것을 자랑스레 말할 수 있는, 인정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만들겠습니다."

홍 병원장은 프라이드 있는 병원을 위한 첫걸음으로 실력과 소통, 신뢰를 말한다.

"좋은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실력이 있어야 하고, 소통이 돼야 합니다. 소통은 신뢰가 쌓여야 하죠. 실력 없는 사람은 신뢰하지 못합니다. 서로 격려하고 어려움을 얘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환자에게 서비스를 잘하면서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병원, 환자에게 한마디라도 더 해주고, 아픈 것에 대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병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직원 내 소통을 위해 도입한 것이 블루 다이아몬드 제도이다. 아래에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소통하기 위한 일종의 캠페인이다.

삼성창원병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2016년 '블루 다이아몬드' 1기를 운영했다. 조직 내 문화 만들어 나가기와 소통을 위해 팀을 꾸리고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는 등 여러 활동을 하는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업무 태도가 선제적·능동적이 된다고 평가한다.

블루 다이아몬드 활동의 하나로 나온 것이 바로 직원 '버킷 리스트'다. 병원장실에 있는 버킷 리스트에는 휴가 사용 방법 개선, 탁아시설 설치 등 40개의 건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홍 병원장은 "이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최신 스마트폰을 사주기로 했다"며 슬쩍 웃었다.

"제가 직원들과 함께할 일은 먼저 자체적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두 번째가 진료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고요. 세 번째로는 핵심가치를 고민할 것입니다. 동남권 선도병원이라는 비전을 바꿀 생각은 없어요. 그걸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 것인가 핵심 가치를 찾아야죠. 우수한 진료, 우수한 서비스, 이런 것들을 위한 혁신이 필요합니다. 핵심 가치를 분명히 해야 해요. 앞으로 무엇을 결정할 때, 핵심 가치가 그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어떠한 생각이 핵심 가치에 맞냐, 맞지 않느냐로 방향을 결정하게 되겠죠."

홍 병원장은 취임 후 조직 문화 만들기와 함께 진료 프로세스 개선 등 환자들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응급실 개선이다.

삼성창원병원은 경남의 권역별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있는데, 최근 정부의 지정 조건이 강화됐다. 홍 병원장은 이 조건을 넘어서는 시설 투자를 하고 있다. 예전에는 별관 1층 일부만 사용하던 응급실을 1층 전체로 확대하는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고.

"서울에 있다가 창원에 왔더니 지역 사회에 기부문화, 사회공헌 문화가 조금은 소극적인 면이 있더군요. 경기가 어렵긴 하지만, 아픈 사람들을 위한 기부 문화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병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도와줄 준비가 돼 있습니다."

가족과 매년 하와이 여행

계속 병원 이야기만 하는 홍 병원장 개인의 장래 계획이 궁금했다.

첫 번째 희망은 목표한 바대로 병원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홍 병원장이 병원을 떠나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의료계에 조언을 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꼭 병원에 근무하지 않더라도 의료 주변, 즉 의료산업과 관련해 컨설턴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의료산업이라면 의약품,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가 있겠죠."

가족에게 봉사할 계획은 없을까. 보통 다른 병원장들은 은퇴 후 가족 여행을 많이 계획하곤 했다.

"지금도 가족들과 여행을 1년에 1~2번 갑니다. 딸이 둘 있는데, 다 모여서 같이 여행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죠. 앞으로 5년 뒤 우리는 뭐 하면서 살까, 앞으로 계획은 어떤 것인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카운슬링을 해줍니다."

여행까지 가서 "그래,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이냐"고 묻는 아버지, 과연 자녀들이 좋아할까 싶었다.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단련돼 있다고 할까요. 일종의 세뇌죠. 하하하. 어릴 때부터 적응돼 있습니다. 예전에는 매년 제주도를 갔었는데, 요즘은 하와이로 여행 갑니다. 딸 둘 다 미국에 있거든요. 아내와 매년 한 번은 하와이에 가자고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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