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벗어난 '병신(丙申) 터널' 밖입니다. 탁 트인 새 '정유(丁酉) 광장'에서 이육사의 시 <광야> 첫 구절을 눈 아닌 귀로 읽습니다. 시 속의 닭 울음을 듣습니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그 광야의 원시 속에 태고의 햇빛을 받아 순연(純然)한 기품으로 환골탈태한 2017년 새 꿈의 새 우리를 세워 봅니다. 희망을 홰치며 우는 닭이 되어 봅니다.

<장자(莊子)>의 '나무 닭' 교훈입니다. '쌈닭이란 도를 닦는 사람과 같다. 처음엔 되지 못하게 사나워 제 기운만 믿고 다른 닭 그림자만 봐도 곧 달려들려고 하더니 이젠 정신을 한 곳으로 쏟아 마치 나무로 만든 닭과 같아졌다. 그 덕의 온전함에 감히 다른 닭이 가까이 오지 못한다'. '박-최 게이트'의 연장으로 다난(多難)할 올해는 대통령 선거도 있습니다. '쌈닭' 후보가 아닌 '나무 닭(木鷄)' 같은 고상한 후보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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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눈과 모이와의 거리인

두 치 간격을 직경으로

그린 원의 크기인 '小圓'

그 편협한 시각을 벗어나

'내 안의

최순실'도 찾아내세

내 눈의 '들보'도 살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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