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 바탕 융합·연결의 시대…최정상 기술로 변화·혁신 파고 넘어야

흔히들 세월이 쏜살처럼 빠르다고는 하지만 21세기 문명의 변화는 이런 말로는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변화의 빠르기가 가히 폭풍과 같다.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든 것이다.

1784년 수력 증기기관을 이용하여 철도·면사 방적기와 같은 기계적 혁명을 불러일으킨 산업혁명을 1차 산업혁명이라고 한다. 이 연장선에서 1870년대 시작된 2차 산업혁명은 전기 동력으로 컨베이어벨트를 사용하는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을 말한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제어 생산자동화를 이용한 대량 생산을 말한다.

이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은 융합과 연결을 핵심 키워드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적인 소통이 가능해지는 초연결의 시대를 말한다. 정보통신기술과 다양한 산업 분야가 네트워킹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 화두 중 하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다. IoT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가전 같은 물건에 통신을 연결해 이전에 없던 혁신적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이나 환경을 말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사용하는 하이패스가 사물인터넷의 단적인 활용 예이다. 가전뿐만 아니라 산업현장과 일상의 모든 일들이 IoT로 연결되는 시대인 20년 뒤의 직업은 65%가 지금은 없는 새로운 종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앞으로는 헬스케어와 스마트카와 관련된 제품들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며, 5년 후 예상되는 세계시장 규모는 7700조 원에 달하고, 한국만 해도 20조 원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때에는 인공지능을 지닌 기계가 현재의 일자리를 상당수 없애 버릴 것이므로 사회의 변화도 엄청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우리나라의 준비는 미흡하기 그지없다. UN 지속가능위원회의 생애선택자유지수는 조사대상 158개국 중에서 122위일 정도로 직업 선택에서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또 4차 산업혁명 지수도 25위에 불과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신성장 동력인 드론·웨어러블·사물인터넷·로봇 산업은 이미 중국에도 저만치 뒤져 있다.

4차 산업사회를 주도하는 시스템으로는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인 핀테크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처럼 소비자 중심 금융을 말한다. 21세기 초네트워크 시대에는 금융과 산업의 연결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금산 분리 원칙 때문에 핀테크 개발에는 규제가 너무 많다. 영국에서는 시스템이 개발되면 3개월 정도이면 허가돼 운영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빨라도 9개월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포지티브 규제이기 때문에 핀테크와 같은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도 규제를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도 다른 선진국과 같이 해서는 안 되는 것을 규정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아이템을 적극 개발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가 있다.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jpg

이 시점에서 세계적 흐름의 선두에 나서지 못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중진국 대열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비롯한 21세기 신성장동력 부문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기술이 지문, 홍채, 정맥, 목소리, 얼굴을 이용하는 보안이다. 우리나라는 초기에 방향을 잘못 잡아 지금도 온라인 거래에 장애가 많으므로 이들 분야에도 세계 표준이 되는 모델 개발이 절실하다.

위기가 곧 기회이다. 우리의 IT 보유기술은 아직은 세계 최정상이다. 거센 변화와 혁신의 파고를 지혜와 힘을 모아 세계의 표준이 되도록 선도적으로 헤쳐나가야 한다. 능동적인 기업과 정부, 개발자 간 네트워킹이 매우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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