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도 전국 곳곳 산악회 버스 줄 이어…일행 안전 산행 관리, 음주문화 개선해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레포츠 활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중 등산은 단연 최고 인기 종목이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등산은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이 쉽다. 더구나 간편한 장비와 근거리 이동으로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중년 이후 과격한 육체적 부담 없이도 지긋하게 건강을 다질 수 있어 매력적이다.

그렇다 보니 산악회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대략 1만~2만 개 산악회가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주말은 물론 이제는 주중에도 산행을 떠나는 산악회 버스가 전국의 새벽을 깨우고 있다. 저녁이면 고속도로 휴게소는 산악회 버스로 불야성을 이룬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와 달리 산행에 대한 안전의식과 예의는 아직도 요원하다. 특히 산악회가 산행 정보와 안전에 대한 인지가 미흡한 경우가 많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대다수 산악회는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을 통해 산행 안내와 안전 계도 등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기본조차 갖추지 않은 산악회도 부지기수다.

중장년 이후 연령대가 대부분인 산악회에서 올바른 코스 인지와 후미자 관리는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책무다. 그럼에도 산에서 만난 산악회 분들은 자신이 가는 목적지는 물론 행선지도 모른 채 무작정 앞사람만 따라가고 있었다. 뒤처진 분들은 보는 사람마다 어디 산악회냐고 묻기를 반복하며 힘겹고 외롭게 산행하고 있었다. 쥐가 나고 추워도 보살펴줄 운영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홀로 낙오되어 점심을 먹는 사람도 있었다.

과도한 음주문화도 사고를 불러오는 주범이다. 체력 소모가 많은 산행 시 음주는 특히 하산 길에 치명적인 신체적·정신적 사고를 유발한다. 물론 하산 후 주차장과 휴게소 한쪽에서 펼쳐지는 과도한 음주 뒤풀이도 이젠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휴게소를 마치 쓰레기 처리장쯤으로 취급하는 마구잡이식 투기도 규제와 비용 부담 원칙을 검토해 볼 시기다. 갈림길마다 방치된 산악회 행선지 안내전단도 마지막 멤버가 반드시 챙겨가는 센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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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의 증가는 고단한 삶을 풀어버리려는 건강한 몸부림의 반증이다. 즐겁고 행복한 산행 길, 그러나 곳곳에 도사린 사고 위험성은 바로 우리 스스로 안전의식을 챙길 때 제거될 것이다. 산행자들의 예의는 덤으로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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