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주인공 대접 못 받는 현실…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학교 되길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도민의 교육행정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교육행정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며 행정감사 신뢰를 높이고자 도민감사관 제도를 시행했다. 임기 2년의 도민감사관은 교육감이 요청하는 감사에 참여하며 부패유발 제도·관행 시정 건의, 공무원 등의 비위행위 제보 등 활동을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도민감사관으로서 도민에게 신뢰받는 경남교육 행정에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로 참여했다. 지난 21일 모 초등학교 정기감사 참여를 마지막으로 지난 2년 임기를 마무리하며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보고 느낀 바를 말하고자 한다.

먼저, 학생들 급식 부분이다. 영양교사의 식단은 그 학교 구성원의 최대 관심사다. 식단을 전부 학생들의 입맛에만 맞춘다면 교직원들은 어떻게 될까? 양쪽 처지에서 최대공약수를 찾아 지혜롭게 영양식단을 공급하는 영양교사의 헌신적인 모습을 학교 급식 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아직도 우리 학교는 흑백사진이다. 왜냐하면 최첨단·초고속·총천연색 컬러로 만들어지는 현실에서 그 흔한 컬러프린터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입주민 전용 프린터 공간을 만들어 양심 저금통에 돈을 넣고 무한정 프린트를 하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도 그 많은 수요를 수용하려면 적극적인 대처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요즘 시중에는 무한 공급기를 설치해 수시로 잉크를 점검하고 채워주는 업체가 많이 있다. 한 학년에 한 대씩 설치해 활용해 볼 것을 학교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알려 주었다. 분명히 학생들이 좋아할 것이다.

학교에 배치된 공익근무요원들이다. 현역병으로 갈 수 없는 사정으로 사회봉사 차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현역병과 동일한 임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체조건은 차치하더라도 근무 조건은 분명 다르다. 집에서 출퇴근하며 주말은 쉬고 현역병과 동일한 휴가 일수는 챙기고 있으며 봉급 역시 현역병보다 30%는 더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점심값과 교통비도 지급된다. 더 좋은 조건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봉급 또한 더 많이 받는다면 이 추운 겨울 전방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현역병은 신의 아들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학교운영위원회의 주인공인 학생이 참여를 못하는 부분, 수학여행과 수련회를 정작 학생들이 계획하지 못하고 답사를 다녀오지 못하는 부분, 학교 방송실 운영에서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부분, 그들이 요구하는 예산요구와 반영이 안 되는 부분, 일부 매점은 시중보다 비싸서 학생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더 가볍게 만드는 부분, 일부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기 때문에 그 넓은 운동장을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는 부분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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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졸업한 선배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을 전달한다든지, 이름 모를 독지가가 학교에 꾸준히 기부금을 전달하는 내용, 악취가 풍기는 쓰레기장을 아름다운 화단으로 만든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매일 교통지도를 하는 학교, 도심 속에서 소외되어 가는 학교를 살려 보려고 애쓰는 교장 선생님, 학교 환경을 자신의 집처럼 꾸미고 가꾸는 배움터지킴이 아저씨 등등.

내가 참여하고 지적하고 제안한 적지 않은 사례 일부분이다. 이것이라도 충분히 검토되어 학교 현장에 반영된다면 도민감사관으로서 참여가 보람으로 여겨질 것이며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학교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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