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가수 조영남 씨와 그의 노래를 좋아한다. 풍부한 성량과 함께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그만의 창법으로 부르는 모습은 조영남 씨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몇 년 전 방송에서 봤던 세시봉과 함께한 무대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그의 노래는 가슴을 울렸다.

지난 23일 하동군에서 조영남 콘서트가 열렸다. 조 씨가 하동군민을 위로하는 공연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하동군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연이 성사됐다. 조 씨는 무료 공연을 제안하면서 출연료 1000만 원을 하동군에 기부했고 하동군은 밴드비 1000만 원만 지불했다. 공연이 열리기 며칠 전 그 소식을 듣고 무척 놀랐다. 그것도 무료 공연이었으니…. 작은 자치단체에서 단독으로 조영남 콘서트를 열기는 쉽지 않다. 몇천만 원이 들어가는 출연료 등을 포함한 공연료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영남 씨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하지만 반갑기는커녕 화딱지만 났다. 물론 공연장도 찾지 않았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5월 조 씨는 미술품 대작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장본인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공연이 열리기 이틀 전 조 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한 검찰로부터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구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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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가 범죄 혐의를 받고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콘서트를 제안한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적어도 유명 연예인으로서 공인이라면 상당기간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도리일 것이다. 이를 받아들인 하동군 행정도 신중하지 못했다.

상당수 하동군민과 다른 지역민들이 조 씨와 하동군을 비난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조 씨의 한 팬으로서 부끄럽고 실망스럽다. 그래서 좋아하는 대중가수 목록 가운데 조영남 씨를 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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