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청문회서 미르·K스포츠재단 관여 등 부인
박 대통령과 공모 인정 안해…"종신형 받을 각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불러온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는 26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물론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이날 서울구치소 수감동에서 2시간 30분가량 열린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비공개 청문회에서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을 아느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 질의에 "모른다"고 답했다고 황 의원이 전했다.

최 씨는 "몸과 마음이 너무 어지럽고 심경이 복잡한 상태"라고 심경을 표한 뒤 "국민께 여러 가지 혼란스럽게 해서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답하지 않았다고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전했다.

최 씨는 "나라가 바로 섰으면 좋겠다"라면서도 '박 대통령 당선에 이바지하면서 시녀처럼 뒷바라지를 많이 했고 국정에 1%도 관여 안 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 의원 질의에는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아이디어를 최 씨가 내고 박 대통령이 전경련을 통한 모금 아이디어를 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런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김성태 위원장과 여야 특위 위원들이 26일 저녁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현장 청문회에 최순실 증인이 출석하지 않자 접견실에서 비공개 청문회를 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이날 현장 청문회는 구치소 쪽의 거부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관련 재단이 박 대통령 아이디어라고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추궁하자 "공소장에 박 대통령 아이디어라는 부분이 정호성 비서관에 의해서 되어 있어 그렇게 진술했다"고 답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에는 무엇을 했느냐'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 질의에는 "기억이 안 난다.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나는데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답변했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관련한 질문에는 "우리 딸은 이대에 정당하게 들어갔다. 왜 부정입학이냐"고 따져 묻듯 답했다고 윤소하 의원은 밝혔다. 그러나 최 씨는 정유라의 부정입학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잘 안다"고 답했다.

'독일에 8000억 원이 넘는 차명 재산이 있지 않으냐'고 하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독일에는 단 한 푼의 재산도 없다"고 했고, '독일에서 잠적한 딸 정유라를 자진 귀국시킬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 당선 전에도 최 씨가 차움병원에서 시술을 받았느냐'고 묻자 "당선 전에는 안 갔다"고 했다.

최 씨는 '국민은 최순실 씨가 종신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공모관계를 인정하느냐'는 질의에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유명해진 사람이라 시끄러워져서 (다른 사람들이) 신경을 쓰는 것이지 특혜를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전했다.

김한정 의원은 "최 씨는 신문 내내 물도 마시고 답변을 또렷이 했다"며 "곤란한 질문에는 '특검에 가서 말하겠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 말할 수 없다'는 식으로 피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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