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시선 시로 담아

'널 바람나게 하고 싶다.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고 정처 없이 떠나게 하고 죽도록 보고 싶게 하고 목 놓아 울게 하고 배꼽 잡고 뒹굴게 하고 꽃이라는 이름으로'

하동 악양면 평사리에 정착하며 악양의 아름다움과 소소한 일상을 글로 알려온 조문환(53) 면장이 첫 번째 시집(사진)을 발간해 화제다.

하동군 악양면사무소에서 면장으로 근무하는 조문환 씨는 최근 펄북스를 통해서 <바람의 지문>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냈다.

<바람의 지문>은 그가 사는 곳, 사는 시간, 그 모든 일상에 대한 시선을 그만이 가진 감수성으로 노래한 84편이 담겨 있다.

이경숙 시인은 그의 시적 감수성과 첫 번째 시집을 이렇게 평했다.

"그의 시적 정서는 가지런하다. 가끔은 그런 질서를 헝클어 놓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가 낭패하여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럴 때 그는 더 자신의 시에 절실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을 포착한 시들과 가지런한 순간의 시들이 한데 어우러진 시집이기에, 일상을 벗어났을 때에는 좀 더 분방한 상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거나하게 취해 갈지자로 악양 벌판을 가로지르며 흥얼거리다가 복판에서 독자들과 딱 마주치기를 기대한다."

수년 전 악양 무딤이들과 섬진강이 멋들어지게 바라보이는 한 곳에 터전을 잡은 조 면장은 하동 곳곳을 발품을 팔며 직접 카메라에 담은 사진과 글로 몇 편의 에세이집을 냈다. <시골 공무원 조문환의 하동 편지>, <네 모습 속에서 나를 본다>, <평사리 일기> 등이 지금까지 그가 냈던 소소한 책들이다.

조 면장은 "지금까지 몇 권의 책을 냈다. 부담 없이 느낀 대로 쓴 첫 시여서 밖으로 내놓는 게 망설여지고 부끄러웠다"며 출간 소감을 전했다.

124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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