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전야에도 열기 후끈
헌재 탄핵소추안 인용 촉구

"해고 없이 꾸준히, 열심히 일하면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행복한 세상이 오기를."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린 9차 경남시국대회 참가자들은 우리가 주인이라는 '믿음'과 박근혜 탄핵이라는 '소망', 뜻을 함께하는 이들에 대한 '사랑'을 나눴다.

지난 24일 오후 5시 창원광장에는 시민 약 700명이 모였다. 앞선 집회보다 참가자는 줄었지만 그 열기는 추위를 잊을 만했다. 곳곳에 빨간 산타복을 입은 어른 산타, 꼬마 산타들이 눈에 띄었다. 개사한 캐럴 공연은 연말 분위기를 더했고 재치있는 가사로 참가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물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시민들은 박근혜 탄핵에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각자의 희망을 기도하듯 간절히 외쳤다. 자리에 앉은 참가자들은 발언이 끝날 때마다 큰 박수로 이들을 응원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4일 창원시청 광장에서 제9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시국대회에 참가한 박종훈(맨 오른쪽) 교육감이 대회장 입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창원 남양동에서 온 김영미 씨는 "우리 자식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마저 포기하는 3포 세대, 자신을 나머지라고 생각하는 잉여세대가 됐다"며 "미래 주역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할 청년세대가 꿈을 포기하고 절망의 끝에 서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 절망을 기회로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진정 이 나라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며 "모두에게 기회가 평등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 자식들이 희망을 노래하며 살 수 있는, 지금보다 나은 사회를 우리 기성세대가 만들어 주자"고 했다.

송순호 창원시의원은 "국민이 국회에 던진 공은 이제 헌재로 넘어갔다"며 "이제 우리의 요구는 헌재로 향해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때까지 국민이 유일한 권력 생산자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남에서는 홍준표 지사가 도민들을 뒤흔들고 있다"며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도정 공백을 우려해 홍 지사를 구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 지사에게 무상급식을 요구한 학부모가 보복 수사를 받던 중 구속됐다"며 학부모 석방을 촉구했다.

장영진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국지엠은 아무 잘못도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369명에게 계약 종료를 이유로 오는 31일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며 "남들은 오늘 퇴근길 피자를 사서 데이트를 하겠지만 해고를 일주일 앞두고 그럴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도 최순실도 구속하고 새누리도 전경련도 해체하라"며 "그리고 대량 해고 주범인 제임스 김도 구속하라"고 외쳤다.

사림동에서 온 권오선(24) 씨는 "87년 6월 항쟁 이후 노동자들은 노동조건 향상과 해고 금지 등을 외치며 투쟁했고 최저임금제를 쟁취했다"며 "이 국면 후에 내 삶이, 우리 삶이 바뀌어야 진짜 승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상남 분수광장을 지나 고인돌 사거리까지 행진한 후 마무리 집회를 열고 해산했다. 10차 경남시국대회는 31일 오후 5시 창원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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