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경남체육회는 도생활체육회와 수평통합을 통해 새로 태어난 매머드 체육전담기구로 출범한 지 불과 10개월밖에 안된다. 그런데 돌연 운영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사무처장이 사임해 그 배경을 두고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적 변고 등 물러나지 않으면 안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모른다. 하지만 당사자 본인이 밝힌 해명은 애매히기 짝이 없어 납득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만일 외적 압력이 없었는데도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면 사퇴의 변은 당당하고 분명할 것이다. 이유를 묻는 주변에게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도에 물어보라고 한다. 그 말대로라면 결정권은 자신의 소관이 아님을 강조하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그걸 조금 더 윤색해서 해석한다하면 인사권자는 회장인 홍준표 지사에게 있기 때문에 사표를 내라고하면 거기에 대항할 수 있는 어떤 마땅한 수단도 발견하기 어렵다는 뜻이 된다. 그게 사실일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돌아가는 분위기로 미루어 추측건대 사퇴는 사무처장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는 게 거의 확실해보인다.

도체육회 사무처장 자리는 통합 당시부터 홍 지사와의 인적 연관성과 맞물려 하마평이 떠돌았음을 기억한다. 누가 더 친하고 덜친하느냐의 정도에 따라 인사내용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점쳐진 것인데 결과는 반대여서 홍 지사가 모처럼 친소관계를 떠나 실무형 적임자를 선택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1년도 가지못해 정년이 얼마 남지않은 행정관료를 그자리에 앉히려 하고 있다. 결국 측근본색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새 처장 지명자는 도정 역점시책인 서부권개발본부장직을 거쳐 홍 지사 부임 이후 요직을 거친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체육인들 쪽에서 보면 사무처장은 체육소통이 원활한 전문 선수 출신이 맡는 것이 좋고 또 효율적임은 부정할 수 없다. 옛날에는 구제차원의 전관예우가 왕왕 있었기는하나 임기가 4년이나 남은 선수 출신 사무처장을 뚜렷한 명분도 없이 경질하는 것은 신분보장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홍 지사가 측근정치를 애용함으로써 일어난 폐단이 한두 개가 아님은 알만한 도민이면 다 안다. 경남개발공사나 경남FC 사장 등이 교육감 주민소환 불법 서명작업에 연루돼 사법처리되는 불상사를 겪었음을 도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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