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본 2016년]유통
옥시제품 마트·시장서 퇴출 '생활화학제품'환불 소동 일어나기도
이상기온·AI에 농산물 피해·가계 부담…대형 유통점 무분별 확장

지난해 경남 유통업계 화두가 '롯데'라는 특정업체에 집약됐다면 올해는 대형 유통업체 전반에 묵인된 비상식적 경영으로 소비자 분노가 극에 달한 한 해다.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으로 분노를 표현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청탁금지법) 시행과 무더위·태풍 피해로 인한 밥상물가 인상은 소비자 고통지수를 높였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불매운동 새 도약 = 올해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는 옥시 불매운동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는 올해에만 4000건이 넘어섰다.

5년간 사망만 1098건에 달한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은 치약, 헤어제품, 방향제 등 일반 생활화학제품에서도 확인돼 일부 제품은 환불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5월 옥시제품 불매 운동 중인 시민단체 회원.

이는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가 출범한 데 이어 경남에서도 경남네트워크가 출범하며 옥시 제품 불매운동에 앞장섰다.

불매운동이 성공한 역사가 없는 한국에서 옥시 불매운동은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대형마트 3사가 옥시 제품을 퇴출했고 옥시의 빈자리는 발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한 국내 생활용품 브랜드가 채우고 있다. 한 예로 손 세정제시장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 '데톨'은 10월 10% 미만으로 고꾸라졌다.

◇배추·달걀값 인상 장바구니 물가 비상 = 1월 폭설과 한파 영향으로 5·6월 배추와 무값은 정부의 비축 물량 대방출에도 130~150%까지 폭등했다.

올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면서 시금치와 대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땡볕에 '덴' 사과·배는 과일 추석선물세트 부담으로 이어졌다.

130~150%까지 가격이 폭등한 배추.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 부진으로 김장철 배추는 '금치'로 둔갑했고 당근은 12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0% 올랐고 양배추는 160% 올라 1포기 6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거기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달걀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대형마트는 이례적으로 한 달 새 3번 달걀 가격을 인상했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 3사는 8일 달걀값을 5% 올린 데 이어 15일 5%를 추가로 인상했다. 이어 또 10%, 6% 추가 인상을 예고해 달걀 한 판 가격은 7000원대 중반이 될 전망이다. 채솟값 등 신선제품 가격이 시시각각 올라 세일 판매대에 오른 가공식품만 담을 수밖에 없는 현실, 하지만 가공식품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5월 과자·빙과류도 30%가량 줄줄이 인상됐고 소주·맥주 가격 인상에 이어 농심이 라면값을 기습 인상하면서 다른 라면까지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 잇단 입점 김영란법에 소상공인 신음 = 2016년 경남 유통지도는 3개의 대형상점 입점으로 더 복잡해졌다.

지난해 12월 롯데마트 양덕점 입점에 이어 6월 김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나란히 오픈했다. 9월에는 롯데몰 진주점이 문을 열었다.

김영란법 특선을 선보인 창원의 한 한식당.

김해 경전철 인근에는 신세계백화점,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메가마트 등 대형 유통점이 5곳으로 대형마트 1㎞ 지나 또 대형마트가 있다. 인구 53만 김해시에는 이 외에도 홈플러스 동김해점과 롯데마트 장유점, 롯데아울렛 중 매출 톱(top)인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김해점이 있다.

유통업체의 상도 없는 출점, 김해시의 무분별한 허가가 낳은 결과다.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9월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은 유통·요식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롯데마트 창원양덕점.

한국외식업중앙회 경남지회는 올 들어 주요 외식업체 매출이 평균 30%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소상공인 70%가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경영이 어렵다"고 응답한 가운데 폐업을 고려 중(29.7%)이거나 대안이 없다(34.9%)는 이들도 많았다.

지난 9월 문을 연 진주 롯데몰의 한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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