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만민공동회에 1만 참가 "국민이 주인인 세상 만들자"…창원 행진 후 24일 촛불 다짐

창원광장에 모인 1만 시민은 박근혜 퇴진 너머를 그리고 있었다.

"권리는 헌법에만 나오는 게 아니고 평등은 법전에만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광장에서 생활에서 우리는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하고 평등해야 한다.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회복할 때까지 모이자."

18일 오후 4시께 열린 김제동과 함께하는 만민공동회에 참가한 시민 이나미 씨 발언이다. 이날 만민공동회와 함께 8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방송인 김제동이 진행한 만민공동회에서 발언자들은 마음속에 담아뒀던 아픔을 꺼내 무대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시민들과 공유했다. 김제동 씨는 그런 시민들을 위로하고 자신 생각을 더했다.

한 청소년(19)은 "동생이 한 명 있다. 엄마 홀로 우리를 키웠지만 법적으로 이혼이 인정되지 않아 받아야 할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우리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 많은데 들어보지도 못한 놀라운 금액이 최순실과 측근들에게 들어갔다니 화가 났다"고 했다.

2.jpg
▲ 만민공동회 행사에 참석한 방송인 김제동 씨./김구연 기자

김 씨는 "우리가 낸 세금이 우리에게 잘 쓰이도록 그런 정책을 만드는 것도 촛불의 최종적인 목표"라며 "재벌 총수가 힘들 때 국민 세금으로 도와주는 것은 경기부양이고 열심히 일하는데 힘든 많은 사람을 돕는 데 쓰는 돈은 비용이라고 한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 시급이 1만 원으로 오르면 자영업자들이 힘들다고 하지만 일한 사람들은 최저 시급을 받고 정부에서 모자란 금액을 보조해주면 된다"며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에게 최저 시급이 1만 원이면 어떻겠냐 물었더니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우리 돈으로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진주에서 온 김다운(19) 양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내가 주인인 세상에 사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하지만 알바 사장이 시급 5000원만 줘도 아무 말 못 한다"며 "6030원을 달라고 말했다가 잘렸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퇴진해도 사장공화국은 여전하다. 박근혜 퇴진을 넘어 죽음의 입시전쟁을 중단하고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외모로, 성으로, 장애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 때까지 계속 광장에 나오자"고 했다.

김제동 씨는 "입시 이야기를 했는데 영어 비중도 줄이고, 선택과목으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남의 나라 말 배우는데 아이들 학대하지 말고 그 시간에 시도 읽고 음악도 듣고 잠도 자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남북관계에서도 미국, 중국, 일본 말고 우리가 대화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며 "전쟁 위험을 줄이고 통일 후에도 미국, 중국이 눈치 보는 강력한 중립국을 만들어 아이들이 어깨에 힘주고 세계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그는 만민공동회를 마무리하며 "4·19혁명 도화선이 된 3·15의거가 바로 여기서 일어났다"며 "새로 태어나는 민주화가 여기서 출발할 것이다. 박근혜 퇴진에 그치지 않고 진짜 국민주권이 살아 꿈틀거리는 세상을 여러분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진 8차 경남시국대회는 김영만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 발언과 참가자 거리 행진으로 진행됐다. 9차 경남시국대회는 오는 24일에 열린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