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읍사무소 50미터 옆에서 발견…손문 교수 "앞으로 큰 지진 닥칠 가능성 커"

경남 고성군 고성읍 지역이 '지진 활성단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문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창원대에서 열린 '경남지역 지진 안전한가' 강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교수는 "최근 고성읍사무소 50m 옆 도로공사 과정에서 이곳이 활성단층임이 확인됐다. 강원도 고성이 아닌 경남 고성이다. 서부경남에서는 처음 발견된 활성단층"이라고 했다.

활성단층은 지진을 유발하는 단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60만 년 이내에 활동한 적이 있거나 재활동 가능성이 있는 단층'을 말한다.

손 교수는 "이를 연구·보호하기 위해 고성군에 협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별다른 응답 없이 계속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가 내년부터 활성단층 조사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면 어차피 이곳을 뜯어내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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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읍사무소 인근 도로에서 발견된 활성 단층.

손 교수는 과거 지진역사에 비춰볼 때 앞으로 국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 규모를 '7.0'으로 내다봤다. 그는 "옛 기록을 보면 779년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나 100명이 사망했다. 또한 1643년 울산에는 땅이 갈라지고 물이 솟구쳐 올랐다고 돼 있다"며 "당시 민가 상황과 피해 정도를 시뮬레이션해보면 최소 7.0에서 최대 7.4까지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에 '지진 주기 500년'에 따라 큰 지진이 닥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역사적으로 국내 지진은 17세기에 정점이었다. 그로부터 400년 지났다. 우리 세대는 아닐지라도 다음 세대에서는 반드시 큰 지진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래세대를 위해서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얼마나 안일했는지를 꼬집었다. 손 교수는 "오래전부터 국내 지진 지도를 그려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관련 기획서를 정부에 제출했는데 책상 밑에 두고 있었다. 그러다 올해 4월 일본 구마모토 강진이 발생하자 그제야 그 기획서를 꺼내며 연락해 왔다"고 했다.

경주 주변 원전과 관련해서는 "1970~80년대 당시 원전을 짓기에 앞서 일부 미국학자들은 지진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무시하고 지어졌다. 1990년대 국내 지질학자들이 조사해 보니 이곳이 활성단층 밭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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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손문 교수.

원전 사고를 담은 영화 <판도라>에 대해 "아주 현실성 있는 얘기다. 지금 원전 바로 밑에서 규모 6.5이상 지진이 터지면 방법이 없다. 현재로써는 그런 강진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6일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2018년까지 원자력발전소 24기 내진 성능을 현재 규모 6.5에서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보강 방침을 밝혔다. 또한 신축 건물 내진설계 의무화 대상을 '모든 주택과 2층 또는 20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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