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플레이어 ‘눈밖’ 남은 경기서 주전 확고히


‘꽁지머리', ‘원조 골넣는 골키퍼' 등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김병지(32.포항 스틸러스)는 90년대 중반이후 한국의 골문을 굳게 지켜온 베테랑 수문장.
95년 6월 코리아컵국제축구대회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후 지금까지 A매치에 57회 출장, 68골만 허용하는 등 ‘거미손' 수비가 장기다. 프로축구 통산기록은 248경기 출장에 실점 264골과 3득점(PK 2골).
소년의 집 소속 시절 공격수의 꿈을 접고 골키퍼로 변신한 김병지는 순발력.스피드.상황판단력.수비조율 능력.파이팅을 주무기로 프로축구 경기나 A매치에서 큰 활약을 펼쳐 역대 국내 문지기 중 최고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184㎝.77㎏의 ‘날렵한' 몸매와 한때 100m를 11초7에 주파할 만큼 준족을 지닌데다 2000년 프로축구 올스타전 캐넌슛 대회에서는 시속 133㎞를 기록, 최용수(제프이치하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팔방미인'의 자질도 겸비했다. 빼어난 수비 능력에 미드필드까지 나오는 과감한 플레이, 돋보이는 패션 감각으로 축구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6년 연속(96~2001년) 프로축구 올스타전 선발의 영광을 누렸다.
특히 울산 현대에 적을 두던 98년 10월 24일 포항과의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상대 문전으로 달려가 자리를 잡은 뒤 김현석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 넣어국내 1호 ‘골넣는 골키퍼'로 기록됐다.
그러나 페널티지역을 벗어나는 드리블 등 그의 튀는 행동은 모진 시련을 야기했다.
96년 프로축구 아디다스컵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골문을 비우고 미드필드로 전진하는 불안한 장면을 연출한 끝에 팀의 패배를 자초했고 이것이 빌미가 돼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수모로 이어졌다.
그래도 1인자 자리 만큼은 꿋꿋하게 지켰던 김병지는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첫 대회인 지난해 1월 홍콩칼스버그컵에서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파라과이전에서 볼을 몰고 나가다 상대 공격수에 빼앗겨 실점 위기를 불렀으며 대로한 히딩크 감독은 후반 교체 조치과 함께 “뭘 잘못했는 지 생각하라”며 호통을쳤다.
히딩크는 아무리 천재성을 지녔다하더라도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부분에 대해 용납할 수 없었던 것. 히딩크의 눈 밖에 난 김병지는 이 사건으로 좀처럼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고 ‘2인자' 이운재(상무)가 졸지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한 김병지는 평정을 찾고 절치부심,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국내 최고의 수문장다운 플레이를 펼치면서 때를 기다린 끝에 지난해 11월 26일 미국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1년여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전에서 선방을 펼친 뒤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는다소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으나 유럽전지훈련 기간중 열린 튀니지.터키전에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며 실점 위기를 넘겨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최근 활약으로 이운재와의 주전 경쟁에서 한발짝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병지는 남은 평가전을 통해 주전 자리를 확실하게 굳히겠다며 이를 악물고 있다.
'98 프랑스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는 김병지가 '베스트 11'의영광속에 그물망 수비로 국민에게 '1승과 16강 진출'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겨줄 지기대된다.



▲포지션= 골키퍼
▲출생= 1970년 4월 8일(음력).경남 밀양시
▲체격= 184㎝, 77㎏
▲취미= 스키
▲출신학교 및 소속팀= 밀양초-밀양중-소년의 집. 현대(92-95년)-울산 현대(96-2000년)-포항 스틸러스(2001년-현재)
▲주요경력= A매치 57회 출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