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창원시 동읍에서 터파기 공사를 하다 가스관을 건드려 가스가 누출되는 위험한 사고가 또 발생했다. 최근에 도로를 굴착하는 공사가 많아지면서 수도관이나 가스관이 파손되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이 여전히 부족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다행히 복구공사를 통해 넘어가기는 했어도 한파에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닌데다 만일의 경우에는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철저한 관리와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사고들은 담당 부서나 관계 기관이 업무 관련 규정이나 지침을 가벼이 여기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데에서 비롯된다. 가스공사나 수자원공사가 발주를 하여 시행사에 넘길 때 반드시 점검해야 할 서류들을 제대로 챙기기 않으면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업무상 과실이요 인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하에는 가스관이나 수도관, 전기·통신선, 송유관 등 엄청나게 많은 매설물들이 깔려있다. 모두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것들이요, 잘못 건드렸다가는 주민 안전이 위태로운 것들이다. 가스가 누출될 때 불똥이라도 튀어 인명 피해 등 큰 사고로 이어졌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담당자나 해당 기관의 작은 실수가 엄청난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

책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무리 규정이나 지침을 꼼꼼하게 준수했다 하더라도 관계 기관 간의 협조나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고의 빈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해당 기관들이 매설을 할 때마다 신속하게 정보를 정확히 갖추어 놓지 않으면 현황 파악이 될 리가 없다. 지하에 매설물들을 다루는 관계 기관 사이에 협조가 긴밀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른 기관이 땅 속에 무엇을 묻었는지 알 길이 없다.

게다가 1000억 가까운 거액의 예산을 들여 지장물들을 전산화하고 있건만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산 자료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람이 활용해야 쓸모가 있다. 결국 안전 불감증이 문제니 제발 후진국형 사고를 뜯어 고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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