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안 가결 후 주말에도 경남 곳곳 '박근혜 퇴진'집회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가결했지만 경남 도민들의 민심을 대변하는 촛불은 계속 밝혀졌다.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의원 234명 찬성으로 가결된 9일과 이튿날인 10일에도 경남 도내 곳곳에서 촛불이 밝혀졌다. 탄핵 가결을 계기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

10일 오후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는 제7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시민 5000여 명이 참석했다. 거제에서 가족들과 함께 참가한 황인영(35) 씨는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지만 헌재 결정까지 최대 180일이 남았다"며 "국민이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나왔다"고 했다.

지난주 6차 경남시국대회에서 인기를 얻은 '촛불 소녀 캔디' 노래 개사자 김의곤 씨는 "이번 사태는 국민의 힘으로 어두운 역사를 되돌리고 썩은 세력을 몰아내라고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라며 "멀고 험난한 싸움이 되겠지만 민주주의 반석을 다질 때까지 촛불을 들자"고 했다.

김해에서도 어김없이 촛불이 타올랐다.

이날 오후 5시 김해 대성동 시민의 종 건너편 광장에서 박근혜퇴진 김해시민운동본부 주최로 '5차 김해시민시국대회'가 열렸다.

5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이날 촛불문화제는 시민들이 모여 결성한 '하루합창단'의 노래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초등학생부터 주부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하루합창단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노래를 부르며 율동공연을 펼쳤다. 다음으로 시민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자신을 '김해댁'이라고 소개한 이영숙 씨는 "개천에서 용 나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아이들이 노력한 만큼 그 결과를 공정하게 받는 사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부모들부터 올바른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운사거리를 지나 임호중학교를 거쳐 다시 시민의 종 건너편 광장으로 돌아오는 약 2.5km를 행진했다. 시민들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6시 양산시 중부동 이마트 양산점 후문에서는 4차 양산시국대회가 열렸다. 시민 300여 명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가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탄핵가결은 광장의 위대한 촛불이 이루어낸 성과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국회 탄핵소추 가결은 박근혜가 물러나야 할 이유를 국회가 보여 준 것"이라며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9일 오후 6시 30분 '박근혜퇴진 마산운동본부'가 주최한 시국문화제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월영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는 한국산연 노동자·학생·여성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시민들은 탄핵 소추안 가결을 일제히 환영하면서 이것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데 공감했다.

양성모(41) 전국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장은 "오늘 가결은 우리 국민의 승리"라고 정의한 뒤 "헌법재판소는 빠른 시일 내 심의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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