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이후에도 광장으로 전국 104만여 명 경쾌한 발걸음…뿌리깊은 폐단 '청산'투쟁 시작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은 국민 투쟁의 새로운 동력이 됐다.

지난 주말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낸 서로를 격려하며, 탄핵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탄핵안 가결 다음날인 지난 10일 영하권 강추위에도 전국적으로 약 104만 명(서울 80만, 지역 24만)이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5시 20분부터 9시까지 창원광장에서 열린 7차 경남시국대회에는 약 5000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는 절반으로 줄었지만 광장으로 향하는 시민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경쾌했다. 이들은 기쁜 마음으로 집회를 즐기면서도 탄핵안 가결이 이번 사태의 끝이 아닌 시작임을 잊지 않았다.

<희망 촛불>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열린 '박근혜 퇴진' 제7차 경남시국대회가 10일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도 '촛불 민심'의 위대한 결과를 이끌어낸 것에 고무돼 밝은 표정으로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김영만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우리는 겨우 전반전 10분에 선제골을 넣은 것"이라며 "결과는 전·후반 경기가 끝나봐야 안다. 우리는 오늘의 환호 이후 다시 일어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노회찬(정의당·창원 성산) 국회의원은 "탄핵소추안이 234표, 78% 찬성으로 가결된 놀라운 성과는 민주당도 국민의당도 정의당도 아닌 촛불 민심이 만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 때까지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5차 김해시민시국대회에서 이건탁(대청고 3) 군은 "우리는 탄압당하고 억압받으며 살아왔지만 촛불을 밝혀 우리 힘으로 마침내 탄핵을 이뤄냈다"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썩어빠진 정부를 몰아내고 대통령을 비롯한 모두를 구속하기 전까지 계속 싸워야 할 것이다"고 외쳤다.

또 4차 양산시국대회에는 시민 300여 명이 참가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탄핵 가결은 광장의 위대한 촛불이 이루어낸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앞서 탄핵안 가결 당일인 지난 9일 오후 6시 30분에는 경남대 앞 월영광장에서 시국문화제가 열렸다.

이윤기(50) 마산YMCA 사무총장은 "탄핵이 가결되는 순간 1987년 6·29선언이 생각났다. 여기서 주춤거리면 노태우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일은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촛불 들고 승리하는 날까지 함께 하자"고 외쳤다.

시간제 강사로 일하는 송창우(48) 씨는 "박근혜는 최순실뿐 아니라 재벌·기득권·정치인의 꼭두각시였다"면서 "박근혜 탄핵은 그들을 탄핵하는 것이며 촛불은 그들 모두를 탄핵하기 위해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안 가결 이후 박근혜 퇴진 경남지역본부의 투쟁 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박근혜 퇴진이 아닌 헌법재판소의 빠른 결정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목소리를 모을 계획이다.

김영만 의장은 "스스로 물러나면 전임 대통령으로 예우를 받을 수 있지만 탄핵이 되면 모두 없어진다"며 "대통령이 스스로 내려오지 않고 국민의 힘에 끌려 내려올 수 있도록 헌재는 즉각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오는 17일 오후 5시 창원광장에서는 8차 경남시국대회가, 18일 오후 4시에는 김제동 시국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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