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조선일보사 앞까지 촛불집회 인파 가득 메워…영하 날씨에도 전국 100만 인파

촛불을 든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촛불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처리로 만족하지 못했다. 10일 열린 7차 촛불집회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서울에만 연인원 80여 만명이 운집했다. 지역 연인원 24만여 명까지 합치면 전국에서 연인원 100만여 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 퇴진' 촛불을 든 것이다. (오후 8시 30분 기준, 주최측 추산)

주최 측은 "영하의 강추위에도 전국에서 또다시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서 '이제는 내려와라'고 외쳤다"며 "탄핵은 촛불의 성과이지만 여전히 국민은 범죄자 박근혜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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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후 첫 주말인 10일 오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특히 이날 촛불집회에는 탄핵심판에 임할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내용의 구호와 피켓이 주를 이뤘다. 3만여 명의 시민들은 행진 도중 헌법재판소 사거리에 멈춰서서 헌법재판소를 향해 20여 분간 '탄핵을 인용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등 구호와 함성을 외치고, 노래를 합창했다. 전날(9일) 국회에서 처리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앞서 오후 7시경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본행사에서 "박근혜 정권 하에서 목숨을 잃은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1분 소등' 행사가 진행됐다. 사회자는 1분 소등 행사를 진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강서, 이운남, 이호일. 박근혜 당선 직후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입니다. 고창석, 이영숙, 권혁규, 박영인, 남현철, 허다윤, 조은화, 양승진, 권재근. 세월호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분들 이름입니다. 김관홍, 최종범, 염호석, 한광호, 송국현, 백남기, 김주영. 박근혜 정권 아래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입니다. 파주의 남매, 송파 세 모녀, 구의역 19살 청년.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사람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이 분들이 길을 열어주셨기에 오늘 이 광화문에서 촛불항쟁이 가능했습니다."

이은미 "국민의 명령, 지금 당장 내려와라"... 광화문에 70만 촛불 운집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하고 처음 열린 촛불집회에 7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운집했다. 살을 에는 듯한 영하의 날씨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시민들은 광화문에서 조선일보사 앞까지 세종대로를 가득 메웠으며, 율곡로, 사직로까지 인파가 집결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촛불의 힘으로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기는 했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헌법 질서를 유린한 대가를 치를 때까지 촛불을 끌 수 없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민들은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시민들은 또 "촛불 항쟁으로 탄핵을 성사시켰다"며 환호하는 한편, '범죄자 박근혜' 즉각 퇴진과 구속, 박근혜 정책 폐기, 황교안 총리 사퇴, 비리 재벌 총수 구속 등 부역자 청산과 적폐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

오후 6시 30분경에는 세월호 광장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8.5m 대형 촛불이 점등됐다. 이 대형 촛불은 캠핑촌 예술인들이 제작한 것이다. 촛불 점등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304개의 풍선도 하늘로 날아 올랐다.

'박근혜 정권 끝장 내는 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7차 촛불집회 본행사에는 가수 이은미씨가 무대에 올라 '애인 있어요' 등을 열창했다. 이은미씨는 "국민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내려와라"라고 구호를 외쳐, 촛불을 든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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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은미 씨가 공연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박근혜 즉각 구속!' 거문도 어민들 해상 퍼레이드

차가운 칼바람으로 체감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씨지만, '촛불의 승리'를 축하하고,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열기는 뜨겁게 타올랐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에 따르면, 10일 오후 5시 현재 광화문 일대에는 20만여 명의 시민들이 운집, 청와대를 에워 싸기 위한 행진을 벌였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고 처음 열린 이날 촛불은 육지를 넘어 섬마을까지 확대 되었고, 끝내 바다까지 퍼져나갔다. 전남 여수군 거문도(전남 최남단 섬) 주민들이 이날 오후 2시 30분경부터 박근혜 즉각 구속을 요구하며 1시간가량 해상퍼레이드를 진행했다고 주최 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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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거문도 어민들이 해상 시위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날 오후 6시부터 거문도 내 백도 유람선 선착장 앞에 '박근혜 즉각 퇴진' 촛불행사를 준비하던 거문도 주민들이 육지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해상퍼레이드에 나선 것이다. 주민들은 조업용 어선 10여 척에 나눠 타고 '박근혜 즉각 구속수사' '헌재, 우리가 째려보고 있다'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 구호가 적힌 깃발을 단체 해상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이들의 해상퍼레이드 소식은 이날 광화문광장에 나온 시민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

앞서 전국적으로 190만여 명이 운집했던 지난달 26일 국토의 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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