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한국산연 노동자들도 참석…"새롭게 시작해야" 참가자들 각오 다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9일. 같은 날 열린 촛불집회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는 자리였다.

'박근혜퇴진 마산운동본부'는 9일 오후 6시 3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월영광장에서 시국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문화제에는 한국산연 노동자·학생·여성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시민들은 탄핵 소추안 가결을 일제히 환영하면서 이것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데 공감했다.

이윤기(50) 마산YMCA 사무총장은 "오늘 국민이 박근혜를 이겼다"고 자축하면서도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박근혜퇴진 마산운동본부'는 9일 오후 6시 3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월영광장에서 시국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문화제에는 한국산연 노동자들도 참석했다. /우보라 기자

그는 "탄핵이 가결되는 순간 1987년 6·29 선언이 생각났다. 우리가 딱 그만큼 해낸 것 같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춤거리면 노태우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일은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촛불 들고 승리하는 날까지 함께 하자"고 외쳤다.

경남대학교에서 시간제 강사로 일하는 송창우(48) 씨는 "오늘 가결 소식을 듣고 한편으로 절망했다. 왜냐면 아직도 국회에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이 무려 70여 명이나 있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정상적인 나라 또 정상적인 정치인지를 생각하면 다시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는 최순실뿐 아니라 재벌·기득권·정치인의 꼭두각시였다"면서 "박근혜 탄핵은 그들을 탄핵하는 것이다. 촛불은 그들 모두를 탄핵하기 위해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9일 오후 6시 30분께 경남대 앞 월영광장에서 열린 박근혜퇴진 마산시국문화제에서 양성모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우보라 기자

이날 문화제에는 한국산연 해고 노동자들도 참석했다.

양성모(41) 전국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장은 "오늘 가결은 우리 국민의 승리"라고 정의한 뒤 "헌법재판소는 빠른 시일 내 심의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 지회장은 오는 15일 경남지노위 부당해고 판결회의 전까지 진행되는 선전전·서명운동에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산켄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경영진의 퇴진"이라며 "노동자들은 그들을 상대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국문화제에는 지역가수 노영섭(29) 씨 공연, 삼행시 짓기, 행진 등도 함께 진행됐다.

▲ 9일 오후 6시 3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월영광장에서 박근혜퇴진 마산시국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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