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문 전문 

더는 부끄러울 수 없기에 우리는 행동에 나선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의 국정 농단이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주범은 박 대통령이고 공범은 새누리당과 부역자들이 명확하다. 아니라고 부인해도, 몰랐다고 변명하여도 국민은 알고 있다. 이미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사안에 대한 것만으로도 너무나 부끄러울 따름이다. 앞으로 더 드러날 일들이 있을 것이라는 점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를 여전히 차가운 바닷속에 내버려 두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부검 시도라는 기만적 행위로 더럽히려 했다. 매국적 위안부 합의는 책정된 국민의 목숨 값을 3억 엔에서 10억 엔으로 올렸을 뿐이고 한반도를 격랑으로 내몰 사드 배치와 한일군사정보협정을 비민주적으로 졸속 처리했다. 또한, 재벌들을 위해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고, 국민의 노년을 보장해야 하는 국민연금을 삼성가의 상속 도구로 사용했다. 권위주의와 천박한 자본의 논리로 점철된 자신들의 역겨운 행적을 역사의 뒤안길로 숨기기 위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였다. 그리고 보수 언론은 진실을 은폐함으로서 이 사태에 부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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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대 학생들이 6일 오전 진주가좌캠퍼스 중앙도서관 후문 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 오마이뉴스

이처럼 이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적 일탈만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과 재벌, 보수 언론 또한 공범이다. 박근혜라는 개인 그 너머에 존재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포착하고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이런 사태는 또다시 되풀이될 것이다.

첫 민중 총궐기 이후 폭발적으로 수가 증가하여, 지난주 촛불집회에서는 전국에서 약 230만 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3차 담화에서 자신은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뻔뻔스럽게 변명하며 대중의 즉각 퇴진의 요구는 뒤로한 채 국회로 공을 넘겼다. 국회에서의 분열을 바라는 다분한 수법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짓말이란 일상이다. 이에 우리는 더 부끄러울 수 없기에 행동에 나선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공범들에게 다음을 요구한다.

하나.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하나. 이 사태에 연루되고 부역한 자들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민중의 심판을 받으라.

하나. 이런 사태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기 위해 추진하는 개혁을 거역하지 마라.

끝끝내 버티려 한다면 끝내는 부러지고 말 것이다. 이제는 자리에서 내려올 때 찬탄해줄 사람도 없다. 다만 더는 역사에 죄를 짓지 않길 바랄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4·19 혁명과 5·18 항쟁, 87년 6월 항쟁 때 선배들의 뒤를 따를 것을 결의한다. 이 시국선언에 글로서 담아내기 힘든 것들은 우리의 뜨거운 행동으로 채워갈 것이다. 국민이 승리한다.

2016년 12월 6일. 박근혜 퇴진을 바라는 경상대 학생 174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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