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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서점, 사람-문화 잇는 '동네 사랑방'

[판]인문학 강연·작가 사인회 서음악회·동화 구연 수업까지…문화방으로 도약하는 서점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6년 12월 05일 월요일

"저는 산청에서 '생활산수화', '서민산수화'를 주로 그립니다. 크지는 않지만, 작아도 의미가 있는 것을 관찰해서 화면에 담아냅니다."

이호신(60) 한국화 작가가 지난 1일 오후 7시 진주문고 '여서재'에서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 2시간가량 강연했다. 작가는 6년 전 산청 남사마을에 정착해 지리산 일대를 다니며 그림을 그렸다. 서울에서 한창 활동하던 작가는 "당신은 바쁘게 살지만, 꽃 한 송이는 키워봤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귀촌을 결심했고, 아무 연고도 없는 산청에 자리 잡게 됐다고 했다. '오늘'이라는 화실을 마련해 그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강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눠 10여 년간 그려온 작가의 작품을 한 장 한 장 설명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언제나 새로, 지금이 꽃자리' 등 한글 뜻 그림, 문인화 형태의 그림도 포함됐다. 그림마다 각각의 사연이 소개됐다. 참석자 40여 명은 흥미롭게 작가의 강연을 들었다. 강연장 입구에는 작가가 쓴 <화가의 시골편지> 등의 책이 놓여서 판매됐다. 강연이 끝난 후 저자 사인회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지난 1일 진주시 평거동 진주문고 2층 '여서재'에서 열린 이호신 화백의 강연 모습. /우귀화 기자

◇진주문고 '여서재'서 강좌 잇따라 = 진주 지역서점인 진주문고가 올해 '여서재'라는 공간을 만들어서 저자 초청 강연회 등의 행사를 꾸준히 열어오고 있다. '여서재'는 '내 서재'라는 뜻으로, 누구나 찾아서 편안하게 책, 음악, 차 등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자 했다.

여태훈 진주문고 대표는 "올해 지금까지 거의 매달 강연, 행사 등을 열었다. 책의 세계가 그러하듯 다양한 문화장르가 자유롭게 교차하고 표출될 수 있는 공간, 책과 사람 냄새가 살아있는 곳으로서 지역민의 이웃이 되고자 한다. 내년에는 더 넓은 공간을 마련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여서재'에서 인문 고전 강좌 '생각하는 대로 살 것인가? 사는 대로 생각할 것인가?', '인문음악회', 이충열 저자와의 만남, 공지영 <시인의 밥상> 북콘서트, 주민아의 시네마블루 등을 열었다. 오는 16일 <더 클래식> 저자 문학수 기자의 강연도 남아 있다.

◇동네서점 문화 행사 확산 = 진주문고뿐만 아니라 지역 동네서점들의 이 같은 문화 행사가 두드러진다.

통영 남해의봄날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봄날의책방도 올해 꾸준히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1월 통영의 독서모임 '산, 책'에서 만나고 싶은 작가로 조성주 작가를 초청해 북토크를 진행했고, 남해의봄날은 작가에게 숙박을 제공하고 작가의 책을 봄날의책방에 진열, 판매했다.

지난 5월 통영 '봄날의책방'에서 열린 작은 책방 콘서트 모습.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5월에는 '소설가 노희준과 함께하는 작은 책방 콘서트' 등을 했다.

창원 지역서점인 양지서점은 지난 6월 4차례에 걸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어머니 동화 구연 수업'을 열었다.

진주문고 여태훈 대표

진주문고, 봄날의책방, 양지서점 3곳은 올해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의 지역서점 문화 활동 지원 사업 선정 서점이기도 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012년부터 지역서점 지원 사업을 해왔고, 경남 지역 서점들도 사업에 응모해 지원을 받아왔다. 2012년 밀양 청학서점, 2013년 창원 노다지서점, 2014년 창원 동남서적, 노다지서점, 2015년 진주 진주문고, 창원 동남서적, 노다지서점이 사업에 선정됐다.

창원 노다지서점 여충렬 대표

◇동네서점 문화 활동 구심점으로 = 이처럼 지역 서점은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 문화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지역서점 활성화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종복 한길서적 대표는 '지역서점의 생존전략과 변화의 기대'라는 발제에서 지역 서점에 대해 "지역(동네)서점은 친구 같은 존재이고 사랑방 같은 곳이다. 가까이에서 필요할 때 있어주는 기대고 싶은 친구이며 남녀노소 누구나 편견 없이 고민 없이 찾아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업종"이라고 지역 서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창원 양지서점이 진행한 어머니 동화구연 수업 모습.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독서체험활동, 시화전, 저자 강연회, 문학기행 등의 행사를 열었던 창원 노다지서점 여충렬 대표는 "동네서점에서 문화 행사를 열면, 동네서점에서도 이런 걸 하다니 하며 놀라면서도 반응이 뜨겁다. 자연스레 손님이 늘고, 동네서점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다. 일부 서점이 아니라 동네서점 전체가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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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기자

    • 우귀화 기자
  • 시민사회부 기자입니다. 창원중부경찰서를 출입합니다. 노동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