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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길에서 만난 사람들]남해 작장마을 펜션 주인 아주머니

달달한 커피 한 잔 그리고 아련한 기억, 커피 건네며 남해 자랑 이어가다 사라진 뱃길 추억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6년 12월 05일 월요일

남해바래길 14코스 망운산노을길, 작장마을 몽돌바위 해변을 걷다 보니 지친다. 자갈길을 오래 걷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다 길이 갑자기 절벽 위로 향한다. 절벽 근처에 몇몇 펜션이 모여 있다.

"뭐 하시는 거예요?"

어느 펜션에 놓인 일상적인 물건들이 보기 좋아 사진을 찍고 있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의심스런 눈으로 쳐다본다.

- 아, 예, 이것들 예뻐서 사진 찍어봅니더.

이 말에 그럼 그렇지 우리 펜션이 예쁘긴 하지, 하는 표정이더니, 들어와서 물 한잔하고 가란다. 황송해서 괜찮다고 했다.

"아참! 옛날에도 지나가는 나그네 물도 주고 했었잖아예."

작장마을 펜션 주인 아주머니가 건넨 믹스 커피 한 잔.

- 하하, 예. 그라믄 믹스 커피 있습니꺼? 그거로 주이소.

커피를 한 잔 주고는 반찬을 만드시는지 채소를 숭숭 썰기 시작하신다.

"혹시 남해에 대해서 뭐 알고 싶다 그라믄 제가 상세히 알려줍니더."

- 아, 남해가 고향이세요?

"예, 제가 남해서 태어나서 남해서만 살아와 갖고예. 솔직히 도시에 가서 살고 싶었지예. 이거 펜션하고 나서는 오데 가서 하루 자고 오는 것도 힘들고."

잠시 말이 없으시더니 문득 이렇게 물으신다.

"남해 좋지예?"

- 좋지요. 겨울에도 파릇파릇하고. 오다 보니 사람들이 톳 같은 거 뜯고 있던데요?

"서면 바다에만 톳이 나와요. 또 미역이 많고 고둥도 많아요. 다른 데는 없습니더. 희한해요."

이어지는 이야기 끝에 지금은 사라진 여수행 배에 대해 물었다.

"옛날에 차 귀할 때는 여객선이 하루에 두세 번 있었거든요. 그 배를 타고 여수 가기 좋았는데…. 지금은 사람이 없으니 아예 안 갑니다. 없어졌어요. 배가."

말끝에 쓸쓸함이 묻어난다. 배가 없어진 것에 대한 것일까, 세상이 변해 버린 것에 대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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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