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합포구 월남동 월영광장에서 '마산시국문화제'…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경남대 앞 월영광장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에서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2일 오후 6시 30분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남동 월영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박근혜 퇴진 마산시국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박근혜 퇴진 마산운동본부가 마련했다.

2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이날 집회 여는 발언은 마산제일고 교사 김동국 씨가 맡았다. 교단에서 한국사를 가르친다는 그는 이날 국정교과서와 관련해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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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6시 30분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남동 월영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박근혜 퇴진 마산시국문화제'가 열렸다. /최환석 기자

"조선은 왕조 국가이지만 왕이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다. 왕의 잘못을 따지는 기관이 있었는데, 수업에서 학생들이 관심을 보인 곳 중 하나가 법을 편찬하는 춘추관이었다. 춘추관 사관이 매일 쏟아내는 기록물이 사초이고, 사초가 모여 왕조실록을 편찬하게 된다. 사초에는 불문율이 있는데, 절대 왕이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면 최고 권력자가 역사 기록을 검열하는 순간 기록이 순수성을 잃기 때문이다. 진실 기록해야 할 실록이 사관들 손으로 지켜졌고 지금도 우수한 기록물로 평가를 받는다. 현재 우리 역사 기록은 어떠한가 되묻고 싶다. 여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청와대는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박했지만, 국정교과서는 봉건 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선조는 역사를 거울에 비유했다. 또한 역사의 기록을 두려워했다.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를 항상 경계하고 행동 지침으로 삼기도 했다. 역사가 과거를 통해 사실을 보는 거울이듯, 국정교과서는 우리 사회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신의 과거를 감추는 민낯을 그대로 공개했다. 최근 공개된 국정교과서는 친일 역사를 지우고 박정희와 이승만을 미화하고 있다. 이 교과서가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결코 허용 할 수 없다. 여론에 밀려 퇴물로 취급돼 백지화가 거론되고 있지만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 학교에 배포되는 최악의 경우에 역사 교사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국정교과서는 현 촛불 민심에 기름을 붓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무리한 국정교과서 추진은 국정농단 몸통이 박근혜 대통령이란 것을 말해준다. 퇴진은 피할 수 없다. 우리 모두 지치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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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6시 30분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남동 월영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박근혜 퇴진 마산시국문화제'가 열렸다. /최환석 기자

전날 교내 촛불 집회를 진행한 경남대 학생들도 월영광장에 모였다. 경남대 신방과 윤기삼 씨는 "많은 말 하지 않겠다. 끓어오른 분노를 보여주자.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 발언에 나선 초등학생에게는 많은 박수가 이어졌다. 김지현(가포초 6) 양은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사람 목숨보다 소중한 일을 하고 있었을까. 자신의 가족이 배에 타고 있었더라도 그랬을까. 대통령이라면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했었어야 했는데, 어린 나로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었다"며 "대통령에게도 세월호 참사 책임이 있다. 가장 최악의 대통령이고, 앞으로는 이런 대통령이 뽑혀선 안 된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퇴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박: 박근혜는 사람이 아니다/근: 근데 박근혜는/혜: 혜(해)로운 괴물이다' 등 재치 넘치는 삼행시도 참가자 눈길을 끌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가두 행진을 벌이면서 박근혜 즉각 퇴진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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