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생태춤 개발한 노용호 씨 "관광객에 지역자원 쉽게 설명"

노용호(54·우포늪관리사업소 연구원·생태관광학 박사) 씨는 역사와 문화가 가득한 우포늪을 관광객에게 널리 알리려고 '우포늪 생태춤'을 창안해냈다.

창녕군 장재마을에서 태어나 우포늪을 속속들이 보며 자란 그는 우포늪에 사는 수생식물 종류를 저절로 체득하게 됐다. 태풍 같은 자연재해를 만났을 땐 안타깝게 쓰러지던 나무를 보며 울기도 했다.

그가 우포늪 생태춤을 개발한 동기도 여기서 출발한다. "인간은 1500년 전부터 습지에 의존(또는 이용)해 논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으며 살아왔죠. 습지는 문화재 보물창고입니다. 이런 장점을 가진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을 글로컬 자산으로 발굴하는 것이 제가 할 일입니다."

2008년 람사르총회가 열릴 때 그는 '나 자신이 관광자원이 되자!'고 다짐했다. 습지의 정의는 '6m 이하의 젖은 땅'이다. 이 정의를 그냥 설명하자니 무미건조해서 그는 자신의 몸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 언제 또 올지 모를 세계인들에게 우포늪 가치를 설명해주고, 습지를 기억하게 해주고 싶었다.

우포늪 생태춤 개발자 노용호 씨. 목에 걸고 있는 것은 우포늪에 사는 수생식물 마름으로 만든 목걸이다. /이수경 기자

"생물과 내가 하나가 되어 봅시다. 우포늪에 오면 나무가 되고 꽃이 되고 풀이 되어 봅시다~."

관광객이 오면 그는 이렇게 우포늪 생태춤을 시작한다. 그리고 온몸으로 우포늪 왕버들이 되고, 마름이 되고, 가시연꽃이 된다. 뿔논병아리의 사랑 댄스는 그가 짧은 머리카락에 고무줄을 묶고서 선보이는 특별 춤이다. 관광객들은 그의 30가지 생태춤(에코댄싱: 노용호 씨가 붙인 영어 이름)을 보고 재밌어서 웃고, 엉뚱해서 웃고, 따라하면서 웃는다.

"람사르 총회 이후 3년간 계속 생태춤을 개발해 췄더니 창녕지역에서 비웃는 사람이 많았죠. 지금은 VIP 관광객이 오거나 특별한 행사 때만 생태춤을 추는데, 생태춤을 주민과 관광객에게 대중화하면 좋겠습니다."

그는 생태춤뿐만 아니라 우포늪 생태 동화, 연극 대본, 논문(생태춤 만족도 조사)도 준비 중이며, 자비로 생태춤 박물관도 구상 중이다.

"생태는 자연과학이고 관광은 인문학이라서 생태와 관광을 동시에 충족시키긴 어렵습니다. 우포늪 자산을 잘 골라내서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들고 스토리텔링을 해나가다 보면 글로컬 창녕 우포늪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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