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8000년 전 배 타고 붕어찜 먹으며 '어부 삶' 느끼다

[지금은 글로컬 시대 '지역다움'이 답이다] (6)창녕 우포늪 '지역다움'은 무엇일까
주민에게 내재된 가치 발굴스토리텔링화해 지역 브랜드로
대표축제 육성 관광 활성화해야체류형 시설·아이템도 필요

이수경 기자 sglee@idomin.com 2016년 12월 02일 금요일

지역 자산 세계화의 핵심은 재밌어야 하고, 기억에 남아야 한다. 다음에 또 오고 싶고, 그 지역 이름을 말하면 바로 떠오르는 핵심 요소가 있어야 한다.

창녕군 우포늪은 그런 요소들을 적지 않게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국내 최대 내륙 습지인 우포늪 풍광과 생태교육 프로그램만 보인다. 관광 면에서는 관광객의 문화 향유 욕구와 체류 열망을 붙잡을 콘텐츠가 더욱 명료해져야 한다.

'차이'와 '반복'. 내년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을 추진 중인 창녕 우포늪의 '지역다움'을 강화하려면 이 두 가지 필요충분조건을 어떻게 융합해내느냐가 관건이다.

◇'차이'를 위한 문화·역사 스토리텔링 고민해야 = 1930년대 일본이 습지(우포늪)를 메워 대대제방을 쌓을 때 직접 참여한 노상구(85) 씨가 현재 사지마을에 살고 있다. 노 씨는 우포늪 전통 노래를 부르고 병신춤을 추는 우포늪 역사의 산증인이다. 노 씨뿐만 아니라 우포늪 역사와 함께한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기록하고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면 멋진 글로컬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우포늪 생명길 걷기대회 모습. /창녕군

또 소목마을 어부들은 환경보호지역인 우포늪에서 유일하게 어업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지금이라도 그들이 살아온 삶을 녹취하고 기록해 그들의 일상을 낱낱이 설명해주는 어부박물관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어부 체험과 전통 음식(붕어찜), 풍어제, 이 모든 것이 다른 지역과 차이 나는 요소들이다. 특히 풍어제는 관광객들이 가장 볼만하다고 꼽는 마을축제다. 국내외 관광객을 위해 새로 색다른 콘텐츠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문화와 전통, 역사로 마을 특징을 살리면 글로컬 가치가 높아진다.

우포늪은 문화재의 보고다. 주매마을에서 가야토기가 나왔고, 8000년 전 배가 썩지도 않은 채 발굴된 곳이 바로 우포늪이다. 우포늪 문화재에 얽힌 이야기를 재정립하면 그게 역사가 된다. 역사를 간직한 사람들, 문화재, 전통 문화 등 지역 주민들에게 내재된 글로컬 소재들을 발굴해내는 것은 경남도와 창녕군, 문화 담당자들의 몫이다.

성영길 장재마을 이장은 "재작년에 농식품부 마을축제사업에 선정돼 3000만 원 지원받아 풍어제를 했고, 올해는 정부 예산이 깎여 1800만 원으로 5회째 풍어제를 진행했다. 내년에는 예산이 없어 풍어제를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지역 주민과 외지인 동참하는 '마당 문화' 형성되길 = 창녕 우포늪 주변에 따오기품은 세진마을, 기러기 장재마을, 가시연꽃 신당마을, 반딧불이 주매마을이 있다. 4개 마을은 각각 마을 특징을 담아 축제를 하고 있다. 세진마을은 어르신 연극과 마을길이 특색 있고, 투명한 축제 운영방식이 장점이어서 주민들 참여도가 높다. 장재마을은 풍어제와 우포늪 걷기 행사가 볼거리다. 신당마을은 체험휴양마을로 말밤 공예, 쪽배타기, 미꾸라지 잡기, 창포 머리감기(5월 창포축제) 체험을 할 수 있다. 주매마을은 우포생태체험장과 곤충어드벤처관, 생태촌(유스호스텔), 산토끼노래동산 같은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이며, 마을주민과 영화인들이 함께 마을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우포늪으로 귀촌한 문화인들이 만들어내는 축제와 문화활동도 있다. 부산에서 귀촌한 동요작곡가 우창수 씨는 매년 여름 주매마을에서 생태영성음악제를 열고 있으며, 올해 가을 귀촌한 윤정일 씨는 세진마을에서 오르골 카페와 동물 책방 등을 운영하면서 우포늪 문화 콘텐츠를 정립해볼 계획이다.

지난 11월에 열린 장재마을 풍어제.

창녕군에서는 매년 10월 우포늪 생명길 걷기 행사를 열고, 우포늪생태관광협회는 올해 처음 '생태관광 in우포人' 축제를 마련했다. 그러나 현재 창녕 우포늪 축제와 행사들을 또렷한 핵심 테마로 승화시키는 힘이 부족하다. 마을축제든 군 행사든 1~2가지를 핵심 관광콘텐츠로 부각하고, 마을축제들은 소소한 재미와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게 구성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여행은 장소를 바꿔주는 게 아니라 생각과 편견을 바꿔주는 것"이라고 했다. 창녕도 외국 마을처럼 서로 모르는 관광객들이 서슴없이 만나게 하는 '마당 투어리즘(Ma-dang Tourism)'을 만들면 글로컬 브랜드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다.

◇'반복'을 위한 체류형 지역관광 인프라 필수 = 창녕군은 현재 우포늪 슬로건인 '생태관광'에 어떤 테마들을 포함할지 골몰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우포늪에서 슬로시티, 침묵, 멍때리고 우포늪 걷기, 철새 관찰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는 하루만으로도 충분하다. 하룻밤 이상 우포늪에 머무르게 하려면 저녁과 다음날 아침에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아야 한다.

2014년 창립된 우포늪생태관광협회는 국비와 군비 지원을 받아 1박2일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1년에 3~4번 예약을 받아 1~2개 마을에서 체험하게 하고 우포늪 걷기, 로컬푸드 먹기, 창녕 문화재 관광, 수생식물 체험, 철새 탐조를 한 뒤 유스호스텔이나 마을 펜션에서 숙박하는 코스다.

성해민 우포늪생태관광협회 팀장은 "시간을 두고 머무를수록 좋은 지역이 우포늪"이라며 "주민들 스스로 지역을 세계화하겠다는 자부심이 더 필요하고, 지역 특산물과 전통 음식을 생태관광 요소로 어떻게 엮어나갈지 연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우포늪 수생식물을 관찰하는 관광객들.

노수열 창녕군 생태기획담당 계장은 "국가습지센터, 환경청, 경남도와 창녕군의 생태관광 철학이 핀트가 안 맞아 힘들 때가 많다"면서 "관광객들이 우포늪 석양과 새벽 안개를 보고 화왕산과 부곡온천까지 가고 싶다고 생각하도록 마케팅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

※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