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에 대한 사례와 실태를 접하면서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청소년 사이에 온라인 도박은 이미 독버섯처럼 퍼져 있고, 중독 위험에 빠진 아이들도 적지 않다 하니 어쩌다 이렇게까지 방치하였나 싶다.

정부기관에서 통계조사를 한 결과가 있긴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들리는 말로는 훨씬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쉬쉬하는 분위기다 보니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데 실제로는 깜짝 놀라 자빠질 지경이란다.

쉬는 시간 학교 화장실 등에서는 마치 도박장처럼 온라인 도박이 성행하고 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고교생들의 3분의 1은 인터넷 도박을 하고 있다는 말도 있고,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도박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누구나 사용할 정도로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가운데 청소년들의 과의존 위험률은 성인의 두 배가 넘을 정도로 무섭게 증가하여 왔다. 청소년들의 사용 내용을 보면 SNS와 연예계 정보, 게임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온라인 도박은 마치 게임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청소년들로서는 위험성을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 깊이 빠지게끔 유혹당하고 있는 중이다. 사이트 가입도 쉽고 합법적인 오락처럼 포장을 해놓아 불법인 줄조차 모른 채 재미를 붙이다 보면 어느 틈에 도박 중독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들은 말 그대로 무방비 상태에 노출되어 있다. 학교에 따라서는 학교장이나 교사들이 예방과 상담을 어느 정도 진행하기라도 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은 도박 중독으로 말미암은 경제적 정신적 폐해를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다.

어른들이 아이들 성적에만 지독할 정도로 집착하고 일상과 인격 형성 과정에 관해서는 무심한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학교폭력은 겉으로 표출되다 보니 대응책을 논하기라도 하지만 도박 중독은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하여 잘 알려지지도 않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낮다. 손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실태 파악부터 예방책 마련, 치유와 재활까지 전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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