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시민-행정 힘 합쳐 일군 프라이부르크 에너지 정책

[지금은 글로컬 시대 '지역다움'답이다] (5) '그린시티'독일 프라이부르크주인공은 '주민'

이수경 기자 sglee@idomin.com 2016년 12월 01일 목요일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는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 속한 인구 22만 명 도시다. 프라이부르크가 전세계 이목을 끈 까닭은 1970년 시작한 '그린시티' 브랜드 덕이다. '그린시티'는 주민들이 만들어낸 프라이부르크의 슬로건이다. 도시 곳곳에 'We love Freiburg!(우리는 프라이부르크를 사랑해)'란 플래카드가 눈길을 끈다.

1970년 프라이부르크에 원래는 원자력발전소를 설립하려 했으나 시민들이 위험하다고 반대했다. 결국 시민들 의견을 관철시켜 원자력발전소를 설립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그후 프라이부르크는 태양에너지를 가장 잘 활용하는 환경 도시로 부상했다.

프라이부르크가 46년간 '그린시티' 명맥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주민들 힘과 행정 시스템이다.

◇건축 전공 대학생 아이디어로 시작된 '태양의 도시' 보봉지구 = 1970년 초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는 프라이부르크 시에서 30㎞ 떨어진 가까운 거리에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밝혔다. 중공업 육성 예정지였던 시내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인근 포도 재배 농가들은 포도나무가 살기 힘들다며 반대했다. 원전 반대 운동은 포도농가뿐 아니라 프라이부르크 지역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던 대학생 랄프 디쉬(Rolf Disch)가 앞장서면서 확산됐다. 랄프 디쉬는 "우리가 새로운 에너지 아이디어를 찾아내겠다"며 원전 에너지 대안 정책으로 태양에너지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 대학생이 제안했던 태양에너지 아이디어가 행정에 반영되면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보봉지구에 있는 태양열에너지 집적 호텔. 태양열 에너지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담쟁이덩굴이 건물에 길게 늘어뜨려져 있다. 건축가 랄프 디쉬가 설계했다.

랄프 디쉬(62)는 1990년 주민들과 함께 요구해 만든 친환경주거단지 보봉지구에 지금도 살면서 태양에너지 정책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보봉지구는 태양열(난방)과 태양광(전기로 전환) 에너지로 모든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친환경 에너지 시범단지다. 1년에 1840시간 태양이 비추는 마을이다. 태양광(전기 판매)으로 가구당 매달 250유로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외 가축분뇨와 곡물, 음식쓰레기를 활용한 바이오에너지도 생성해낸다.

보봉지구에 들어서면 호텔 건물이 눈에 띈다. 호텔 건물은 기다란 담쟁이가 뒤덮고 있다. 담쟁이는 낮에는 태양볕을 차단해주고 밤에는 보온 효과를 주는 역할을 하는, 랄프 디쉬가 설계한 솔라십(solar ship) 건물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인 태양에너지 주택을 따라 산 중턱 쪽까지 올라가면 보봉지구 상징물인 헬리오트롭(helio+trop)이 보인다. 헬리오트롭 역시 1994년 랄프 디쉬가 태양 방향에 따라 움직이며 에너지 집적을 잘하도록 설계한 원통형 주택이다. 지붕에 설치된 두 개 축의 에너지 시설에서 건축물에 쓰이는 에너지 소비량의 5배 이상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건축비는 60만 유로(약 10억 원) 들었고, 연간 7000만 원 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재 헬리오트롭 건물엔 랄프 디쉬와 가족이 살고 있다. 랄프 디쉬는 46년간 태양에너지 건축 설계를 해왔으며, 그의 '그린' 철학이 프라이부르크를 지금의 글로컬 도시로 창조해낸 셈이다.

◇걷는 사람과 대중교통 증대는 환경도시의 필수 조건 = 프라이부르크 도심엔 절대 자동차가 들어올 수 없다. 현재 프라이부르크 시장이 이 정책을 강력하게 지키고 있다. 트램도 100% 신재생에너지로 운영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로 카 셰어링을 하고 있으며, 도심에 420㎞ 길이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갖춰져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자전거 거치대.

2013년 조사한 교통 이용 비율은 대중교통(트램, 버스) 18%, 자전거 27%, 자동차 32%, 걷기 23%였다. 2015년에 트램, 버스, 자전거를 합친 대중교통 비율이 3% 포인트 늘어나 48%로 증가했다. 프라이부르크 시는 앞으로 도심에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점점 더 자동차를 줄일 수밖에 없으며, 매연을 줄이고자 전기자동차로 대체할 방침이다.

프라이부르크에서 만난 한 교민은 "도심엔 대학이 많아 활기차다. 뮌스터 성당 앞에 시장이 서고 쇼핑센터와 골목 소호 상점, 거리의 맥줏집이 소소한 재미를 준다. 트램과 자전거와 사람이 공존해 복잡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름 질서정연하고 아늑한 삶을 살 수 있는 청정 도시"라고 소개했다.

◇주민이 원하면 무엇이든 언제나 지원해주는 행정 시스템 = 프라이부르크 시는 1979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아파트에 솔라패널(태양광 시설)을 설치했다. 1981년엔 솔라에너지협회(ISE)가 만들어졌고, 1987년 당시 프라이부르크 시장이 원전을 모두 없애고 에너지도시 '그린시티'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했다.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영향이 컸다.

태양열에너지 집적 건물 '헬리오트롭'. 건축가 랄프 디쉬가 설계했으며, 현재 그가 살고 있다. /지발위공동기획취재단

이 무렵 프라이부르크 시는 에너지 보존, 신기술 사용,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 사용 등 미래지향적인 에너지 수급 가이드 라인 세 가지를 마련했다. 2050년까지 쓸 100% 신재생 에너지를 모으는 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이다. 주민들이 이런 시스템을 원하고 있어서다. 현재는 연간 25%의 그린에너지를 프라이부르크 도시 전체에서 소모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시의 산하기관인 FWTM(Management and Marketing for the City of Freiburg)이 환경도시라는 글로컬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이고자 '그린시티'의 경제·홍보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FWTM 베른트 달만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100% 활용 시스템을 만들려고 △풍력에너지 증대 △솔라패널 설치 △대중교통(트램, 버스) 길 많이 만들기 △자전거길, 시 외곽으로 빨리 다닐 수 있도록 조성 △기존 건축 주택, 태양에너지 시설로 리모델링 등 5가지 주요 정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