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년 전 창원시 의창구 북동에서 숨을 거둔 기생 출신 백영월을 조명한 서사시집이 나왔다.

김일태(59) 시인이 최근 8번째 시집 <오동나무에 열린 새벽달>(불휘미디어, 119쪽, 1만 원·사진)을 냈다. 시인은 백영월(1854∼1921)의 생애를 조사, 연구해 백영월의 이야기를 총 5부로 나눠 36편의 시를 썼다.

구한말,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친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양녀, 관기, 기첩이라는 미천한 신분으로 굴곡진 삶을 살다 간 창원 의창동 출신 퇴기 백영월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시인은 마을 주민을 찾아다니며 백영월에 관해 물었고, 지역에 남은 자료를 샅샅이 찾았다. 3년간 조사 끝에 서사시 형태로 백영월에 관한 시집을 내게 됐다. 백영월은 북동지역 고향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고, 말년에는 전 재산을 마을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비석을 세웠고, 마을 공동 제사도 지냈다.

김일태 시인은 "백영월 이야기는 조선 말기와 일제 초기 암울했던 시기에 신분과 사회적 장벽을 극복하고 축적한 부로 자신을 천대시하던 이웃을 사랑으로 끌어안으면서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고 간 여인의 삶에 대한 기록이다. 이를 현대적 감각에 맞는 화법의 시, 극, 여타 예술 작품으로 되살려 시민들의 자긍심으로 이어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현재 ㈔고향의봄기념사업회 회장, 이원수문학관 관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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