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위한 외침 계속…세월 흘러도 변하지 않는 정권

지난 26일(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5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진눈깨비가 내리고 올겨울 첫눈까지 펑펑 쏟아지는 궂은 날씨 탓에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나도 대학생 아들과 함께 참석했다. 그동안 TV뉴스를 통해서만 보았던 촛불집회에 직접 참석한 아들은 여러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아들은 집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느낀 점과 질문들을 쏟아냈다. "사람들이 참 많이 왔다. 자유발언이 참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많은 국민이 원하는데 박근혜는 왜 퇴진하지 않을까요?"부터 질문이 쏟아졌다. 그렇게 나는 아들과 자연스럽게 시국토론을 하게 되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시작된 얘기는 80년 광주민중항쟁, 12·12 군사쿠데타, 노태우의 6·29 선언과 김영삼의 3당 합당 등 자연스럽게 현대사로 이어졌다. 이한열·박종철 열사들을 이야기하면서 1989년 대학 4학년이던 아빠가 당시 노태우 집권여당 '민정당사'를 왜 점거농성하여 교도소에서 1년을 보냈으며 왜 전과자가 되었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기회가 되었다.

30년 전 '전두환·이순자 구속'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하였던 대학생이었던 내가, 2016년 오늘 대학생이 된 아들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같이 촛불을 들고 있다. 그 당시에는 대학생들의 분신과 점거농성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항거하며 구속이 일상화되었다.

그 당시 집권 기득권 세력은 백골단·최루탄·전투경찰 등을 앞세운 폭압적 진압을 하였다. 국민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표현의 자유조차 없는 상황에서 오직 방법은 분신으로 자기의 목숨을 버리는 극단적인 방법과 구속을 각오한 점거 농성 등으로 자신의 뜻을 알리는 방법뿐이었다.

하지만 150만이 넘은 광장에 모인 국민들은 30년 전과는 달랐다. 차벽은 꽃밭이 되었고 집회는 축제가 되었다. 역사는 발전한다. 국민과 세상은 변했는데, 한 줌도 되지 않는 박근혜 정권은 30년 전 그대로이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막고 경찰버스로 차벽을 치고 청와대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싸움은 이미 국민이 이긴 싸움이다. 문제는 어떻게 이기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는 30년 전 6·29 선언을 얻어내면서 이긴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졌다.

이 싸움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박근혜 퇴진인가, 아니면 정권 교체인가? 아니면 반칙과 특권이 사라진 정의가 살아 숨 쉬고 남북이 통일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인가?

눈앞의 목표만을 보지 말고, 멀리 바라보면서 우리의 싸움을 준비하는 것이 지금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진퇴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떠넘겼다. 국민이 원하는 건 조건없는 즉각 퇴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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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열을 재정비하여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

해방 후 60년 동안 쌓여온 적폐들을 청산할 역사적 기회가 온 것이다. 지난 30여 일 동안 정신없이 흘러온 비상시국을 다시 점검하면서 앞으로 10년, 20년이 아니라 100년, 1000년을 살아갈 남북이 통일된 나라, 우리 아들과 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할 나라의 초석을 다지는 기회가 되도록 이번 싸움을 준비해 나가자. 그래서 나는 이번 주에도 아들과 같이 촛불을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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