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댓거리 한 카페 실험적 팝업스토어 기획…백화점 벗어나 브랜드 알리고 서울행 소비 탈피

인터넷 서핑 중 불쑥 튀어나오는 '팝업 창'처럼 하루 이틀, 길게는 한두 달 떴다 사라진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팝업스토어(pop-up store). 백화점 등 대형유통매장에서는 흔하게 접할 수 있지만 그 외 공간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카페에서 실험적으로 팝업스토어가 진행되고 있다. '경남의 시간은 서울보다 1·2년 늦다'는 유통업계의 시간 공식을 줄여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매장을 뜻하는 팝업스토어는 도내 대형유통점에서도 필수 이벤트다. 팝업스토어는 정식 매장을 열기 전 티저 마케팅 수단으로 상품의 시장 가치를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도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주로 한정된 브랜드를 보완하고 고객에게 새로움을 주는 이벤트로 활용하고 있다.

로우투로우 팝업스토어 모습. /이혜영 기자

예를 들면, 세일 기간 중 입점해 있지 않은 유명브랜드를 한시적으로 판매하거나 SNS에서 유명한 빵집을 섭외해 유통점을 찾은 고객에게 새로움을 주는 장치로 활용하는 것이다.

수도권은 갤러리나 카페, 공원 등 실험적인 팝업스토어가 수시로 열리지만 지역에서는 아직 대형유통점을 벗어나면 찾아보기 어렵다.

정효재(36) 상업 큐레이터형 마케터는 그 한계를 넘고자 경남대학교 앞 댓거리 한 카페에서 팝업스토어를 기획해 지난 25일부터 오는 4일까지 운영한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신재희 디자이너의 세컨드 브랜드인 '로우투로우(raw to raw)'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정 마케터는 "대부분 서울에 집중된 디자이너는 지역에 브랜드를 알리기 어렵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지역 소비자는 인터넷 외에는 접근이 어렵다. 얼마나 눈에 익숙하냐가 유행이라고 한다면 서울과 경남은 시간 차가 제법 크다. 시간을 동등하게 만들고 싶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유명 디자이너 패션쇼를 떠올려보면 디자이너 패션은 팔이 길다든지, 재킷 길이가 다르다든지 실험적인 것이 많다. 로우투로우 팝업스토어를 찾은 고객은 이러한 실험을 "기분 나쁘지 않은 어색함"으로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좀 더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되길 바란다는 요구도 있다.

정 마케터는 "팝업스토어 참여 브랜드는 단기간 매출을 원하지 않는다. 솔직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고 브랜드를 알리는 것으로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는 기존 브랜드가 선도하는 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함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어 팝업스토어의 활성화는 윈윈(win-win)하는 유통 형태"라고 설명했다.

길거리로 나온 팝업스토어는 패션뿐만 아니라 점차 일러스트 책, 액세서리, 달력 등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든 상업 상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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