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시위가 온 가족과 함께하는 평화적인 집회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26일 창원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도 가족 단위 참가자가 주를 이뤘다. 100만 명이 넘는 대규모 집회였지만 경찰 연행자가 1명도 없을 정도로 빛나는 시위문화의 중심에는 가족을 포함한 일반 시민들이 있었다. 그들이 평화롭고, 재미있는 시위문화를 창출한 덕이다. AFP·AP통신 등 외신도 집회의 시위가 대체로 평화로우며 가족이 참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으로도 시위문화는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스페인에서는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집회가 열려 공공건물 주변에서 시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비꼬고자 시위 모습을 담은 3차원 영상을 투명 스크린에 띄웠는데, 실제 사람이 모이지 않았지만 그 메시지는 매우 강렬하게 전달됐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1인 방송으로 시위 현장 곳곳의 숨은 장면을 널리 생중계했고,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 앱도 등장했다. 이런 시위문화가 갓난아기를 안거나 유모차에 태워 공원 산책하듯이 역사의 현장에서 시민들이 권력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공간을 만든 셈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창원광장 촛불집회 현장에 7살·4살 된 딸과 함께 나온 한 어머니는 지지난주 집회에 참석한 큰딸이 대통령 잘못으로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어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는 산교육의 장이라고 생각해 다시 나왔다고 전했다. 이렇게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가 역사의 현장이 되고, 이러한 역사의 발걸음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모와 아이 등 가족이 함께 촛불집회에 나서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제 남은 일은 아이들과 역사에 부끄럽지 않도록 대통령이 하야하는 일이다. 전국·도내 곳곳에서 촛불집회에 아이들 손잡고 나서는 부모들이 민주주의 교육의 장으로 생각하고, 경찰도 시민들의 안전·보호 역할을 충실히 하는 상황에서 더는 박근혜 정권이 존립할 이유는 사라졌다. "박근혜 하야하라"는 민심이자 천심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