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독보기]양산시 태풍 차바 피해복구 추진

지난달 5일 오전 내습한 태풍 차바는 억수 같은 비를 쏟아부으며 상북면 등 양산 서부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10월 3일부터 5일까지 태풍기간 양산지역에 내린 평균 강우량은 217㎜, 최대 345㎜(서창 지역), 최소 153㎜(원동면)를 기록했다.

200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양산천 상류의 지천인 하북면 지역의 서리천, 백록천, 용연천 등이 범람하고 양산천 본류인 하북면 용소지역과 상북면 삼계교, 소석교가 범람했다. 이로 인해 양산천과 인접한 상북면 소토리 대우마리나아파트 1층(30여 가구)과 지하주차장(차량 400여 대)이 침수됐다.

양산천 주변 35호 국도 일부와 마을도로, 농경지, 가옥, 공장 등이 침수됐다. 피해액은 102억 8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급기야 양산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으며 국비 732억여 원, 도비 157억여 원, 시비 79억여 원 등 969억여 원의 태풍피해 복구비가 확정됐다.

시는 태풍 복구는 물론, 재난에 안전한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토털 솔루션(해결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양산천 제방 복구가 한창이다. /양산시

◇복구 상황은 = 부산과 울산의 태풍 피해에 가려 뒤늦게 양산시의 엄청난 태풍피해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시와 지역 정치권 등의 전방위적인 노력으로 지난 11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피해복구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하천복구사업은 모두 74개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중 국가하천 8곳, 지방하천 29곳, 소하천 37곳 등이다.

기능복구비는 140억 2700만 원으로 개선 복구지구를 제외한 하천과 소하천을 원상태로 기능을 복원하는 데 투입된다. 개선복구비는 592억 9000만 원으로 지방하천인 양산천 16㎞ 중 하천기본계획이 수립된 13㎞ 구간 전면을 개선복구한다.

국가하천 8곳 중 3곳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5곳은 양산시가 국비를 재배정 받아 각기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지원복구는 실시설계용역을 의뢰하고 자력복구는 자체설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박진욱 양산시 건설과장은 "수해복구사업의 조기 착공과 원활한 추진을 위해 양산시 건설과 내 담당별 시설직(토목직)에게 업무를 분배하고 빈틈없는 시공계획 수립과 철저한 현장관리를 위해 설계단계에서부터 현장별 담당공무원을 배정해 실시설계와 공사감독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복구 넘어 안전도시로 = 기록적인 집중호우를 동반한 탓에 이번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는 자연재해로 규정되고 있지만, 시민사회에서는 무분별한 개발이 이번 피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양산천 범람'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현실로 감당한 상북면 지역은 2곳의 골프장과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등 산지개발이 활발한 지역이다. 이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폭우도 폭우이지만 무분별한 산지개발이 피해를 가속화시켰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보다 신중하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개발행위 허가과정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양산물금신도시는 하류인 낙동강과 양산천이 맞물려 있어 양산천 제방 보강이 시급한 실정이다. 양산 물금신도시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태풍 차바 때처럼 양산천 상류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고, 낙동강 중·상류에 많은 비가 내리는 데 이어, 낙동강 하굿둑이 만조로 역류하는 3대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면 양산천이 범람하거나 제방이 붕괴될 가능성은 100%"라는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번 태풍 차바 때 양산천 제방에 불과 30㎝를 남겨놓고 물이 차올라, 자칫 양산물금신도시는 물론 양산천 인근 공단이 모두 침수되는 상활이 연출될 우려가 있었다.

나동연 시장은 "기후변화로 예측 불가능한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만큼 도심을 관통하고 있는 양산천에 대한 보강이 시급하다"며 "이번 태풍 차바를 교훈으로 삼아 재난에 안전한 도시 양산을 위해 토털 솔루션(종합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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