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된 식료품가게 '가파니' 햄·샌드위치·도시락 등 로컬푸드로 만들어 판매

스위스 루가노 시 페시나 거리에 1937년 개점한 식료품 가게가 있다. '가파니(Gabbani)'.

'가파니'는 현재 프란체스코 가파니(Francesco Gabbani·29) 사장이 형 도메니티 가파니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도메니코 할아버지와 줄리에피 할머니가 약 80년 전에 이 가게를 열었고 3대째 이어가고 있다. 당시에 페시나 거리는 그냥 샌드위치와 식료품을 파는 매우 서민적인 가게가 30개 정도 있었고 그중 하나가 '가파니'였다.

1950년대에 프란체스코 아버지인 리노 가파니(82)가 가게를 리모델링해 확장하면서 식재료 질과 원산지를 중요한 콘셉트로 잡았다. 또 식료품 가게에 머물지 않고 치즈나 와인까지 파는 가게로 발전시켰다. 직접 만들어서 파는 품목도 있고, 프로슈토 크루도(prosciutto crudo: 안 익은 햄), 프로슈토 코토(prosciutto cotto: 익은 햄), 치즈 등은 브라느·플렌조 등 이웃 지역 로컬푸드를 갖고 와서 판다. 최근엔 신제품으로 초코과자인 아마레티도 구비했다.

▲ 스위스 루가노 식료품가게 '가파니'를 3대째 운영하는 프란체스코 가파니 사장./지발위공동기획취재단

가파니 가문의 식료품 가게가 번성하자 다른 가게들이 문을 닫기 시작해 지금은 페시나 거리에서 대를 이어 장사하는 곳은 '가파니'가 유일하다. 현재 가파니가 취급하는 상품은 5000∼6000개 정도 되며 치즈만 해도 300종이 넘는다. 직원은 80명이다.

가파니 이름을 붙여 파는 제품은 크게 두 종류다. 햄 종류와 직접 만든 요리(샌드위치와 도시락 등)다. 1937년부터 팔던 음식(살라미(salumeria)와 햄 종류)은 아직도 그대로 팔며 여전히 인기다. 가장 인기가 많고 오래된 베스트셀러 제품은 '파테 라고'인데, 도메니코 할아버지의 레시피가 담겼다. 일종의 스프레드처럼 빵에 발라먹거나 넣어먹는 것으로 쇠고기와 간 3%를 갈아서 만든 음식이다.

스위스는 수출과 수입 절차가 굉장히 엄격해서 식료품 등 먹거리 유통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가파니' 제품들은 수출보다 관광객들이 대부분 직접 사가도록 한다.

가파니 형제의 경영 철학은 두 가지다. 질 좋은 식재료를 공급하는 것과 젊은 고객층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

프란체스코 가파니는 "원산지를 중시 여긴다. 가축 원산지에 가서 재료를 본 후 가게에 가져와서 직접 손질하고 자르는 등 가공 전 과정을 위생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한다"면서 "고품질 식재료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이 가파니다. 7유로짜리 샌드위치도 최상의 재료를 넣어서 만든다"고 자부했다.

그는 또 젊은 고객층을 만들고자 매주 수요일 오후 6~8시에 300~400명이 찾는 해피아워(행복한 시간)를 연다. 와인, 햄, 치즈, 빵 등을 준비해놓고 하는 음식 파티다. 파티를 즐기는 동안 음료를 시키면 가파니 음식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2009년부터 '가파니'를 운영해 온 프란체스코는 총 14개 룸이 있는 가파니 호텔도 설립해 이 호텔 식당 식사 재료로 '가파니'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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