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의거기념관 내 박근혜 대통령의 대형 사진이 다시 걸려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3·15의거기념관에는 박 대통령이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대형사진이 게시되어 있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치적을 자랑하는 동영상도 상영되고 있었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표출되면서 3·15의거희생자유족회의 요청과 관람객들의 항의에 따라 사진과 홍보물이 철거되어 일단 무마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철거 보도가 나가고 난 지 하루 만에 다시 설치되는 촌극을 벌여 더 큰 반발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 국가보훈처의 간섭이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애초부터 우리 역사의 민주주의 성지인 3·15민주묘역에 들어선 기념관에 독재정권과 그 유산의 홍보영상물이 방영되었다는 것 자체가 사리에 맞지 않았다. 3·15의거와 4·19민주혁명을 통해 수립된 민주정권을 군사 구데타로 전복한 박정희 정부와 그 정신을 계승한다는 박근혜 정부의 홍보물이 벽면을 뒤덮고 있다는 건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 민주 성지를 독재의 역사에 대한 칭송으로 치장한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왜곡이자 모욕이라 할 것이다.

하루 저녁 사이에도 박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추잡한 권력비리가 터져 나와 국민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퇴진이든 탄핵이든 이미 국민들 95%는 박근혜 대통령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저 불통정권이 아니라 사적인 인맥끼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사립독재정권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반석인 3·15의거기념관에서 박 대통령 일가를 선전하는 홍보물이 붙어있을 자리는 없다. 국가보훈처도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해 충성을 할 게 아니라 자유민주국가를 지키기 위하여 희생한 유공자들의 명예를 기리는 공적 의무를 다하는데 충실하도록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더 이상 3·15의거 유족과 후손들 명예에 먹칠하는 일이 없게 독재의 흔적들은 당장 철거하고 말끔히 정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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