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보도 이후 갑자기 다시 내걸어…상급기관 보훈처 영향 미친 듯

시민 요구에 따라 내려진 3·15의거기념관 내 박근혜 대통령 대형 사진이 다시 걸리면서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22일 오전 본보 확인 결과, 현재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국립 3·15민주묘지 내 3·15의거기념관에 철거됐던 박 대통령 대형 사진이 다시 걸렸다.

국립3·15민주묘지관리소에 따르면, 사진은 보도 다음날인 18일 재설치됐다. 철거 보도가 나가고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상당했음에도 이를 하루만에 번복한 셈이다.

앞서 관리소는 "3·15의거희생자유족회에서 박 대통령 사진 철거를 요구해온 데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기념관을 방문한 관람객의 항의가 많아 사진을 철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리소가 철거를 결정한 데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말미암아 사진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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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5기념관에 다시 걸린 박근혜 대통령 사진./경남도민일보DB

이날 관리소 관계자는 "앞서 있었던 항의와는 다른 항의가 있어 재설치를 결정했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철거 이후 있었던 항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냐는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앞서 관리소는 자체 결정으로 사진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3·15민주묘지관리소는 국가보훈처 산하 기관이기에, 보도 하루만에 급히 재설치를 결정한 데는 국가보훈처 요구가 있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대목이다.

안승옥 (사)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은 "현장 답사 이후 관리소에 철거 의견을 재차 전달했다"며 3·15의거기념관에 대통령 사진 게시는 맞지 않다는 기존 사업회 입장을 강조했다.

국가보훈처는 관리소로부터 '일시적 철거'로 보고 받았다고 해명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보도 이후 관리소에 확인해보니 일부 관람객이 (사진) 훼손이 우려된다고 해 잠시 철거해둔 상태였고, 그때 마침 언론 취재가 있어 완전히 철거된 것으로 보도됐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시적 철거 또한 관리소 자체 조치였던 탓에 사전 협의가 없었다. 앞으로는 임시든, 완전 철거든 사전 상의를 해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선 취재 당시 관리소 측은 일시적 철거라고 설명하지 않았다. 결국 국가보훈처와 관리소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 셈이다.

또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향후 보훈처 차원에서 박 대통령 사진을 완전 철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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