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한실마을서 마을축제 열어, 경상대 해양과학대 - 주민 이어…음식 대접·공연 등 통해 '소통'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화합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마음을 담은 공연 창작소-담아'는 20일 문화이모작사업 일환으로 '하하호호 한실마을'이라는 주제로 마을축제를 연다. 이번 축제는 경상대 해양과학대 해양대분관 광장에서 통영 도천동 인근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한다.

축제를 추진한 '담아' 양광보(28·사진) 대표는 "대학생과 지역사회 구성원인 주민들이 그간 묵어 있던 감정을 털어내며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한신마을은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학생들의 기숙사가 위치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신입생 환영회나 봄, 가을 축제 때는 밤이 되면 마을이 유흥공간으로 변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일부 학생이 음주 후 쓰레기 투기, 고성방가 등을 일삼아 주민과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고.

양 대표는 "졸업하기 전까지 나 역시 해양과학대학 학생이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사정을 잘 안다. 놀거리가 부족하니 인근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일이 누적되다 보니 주민들과 대학생이 거리감이 생기는 건 당연했다"고 전했다.

'하하호호 한실마을'을 기획하게 된 이유도 주민과 학생 모두 지역 구성원으로서 화합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양 대표는 이번 마을축제가 행사 기간은 짧지만 주민과 학생이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여럿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우선 한실마을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한실마을 나눔골목'을 마쳤다.

나눔골목은 도천동 주민센터, 주민자치위원회, 학생, 지역 주민들이 모두 함께해 이번 축제의 취지와 가장 부합하는 콘텐츠다.

해양과학대학 후문 옆 담벼락을 중심으로 학생과 주민이 함께 꾸미는 벽화를 그렸다. 또 불법쓰레기 투기 금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주제로 수성페인트로 작업 후 바니시로 코팅했다.

양 대표는 "벽화를 그린 지역은 학생과 주민 왕래가 가장 잦은 길이다. 행동을 절제할 수 있도록 그리려 노력했다"며 "발생되는 문제점을 아름답게 꾸미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기획했다"고 전했다.

한실마을 나눔장터, 나눔식당, 나눔공연, 나눔놀이터도 함께한다.

나눔식당은 학생이 직접 파전이나 어묵탕을 준비해 인근 주민을 손님으로 모시는 프로그램이다.

양 대표는 "초대된 주민께 밥 한 끼 대접하며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나눔공연은 전통예술원 '마루'가 메인 공연을 담당하는 한편 해양과학대학 밴드 동아리 '담쟁이'와 보컬 동아리 '소울', 충무중, 통영여중 밴드 동아리가 참가한다. 통영여고 댄스 동아리도 흥을 돋울 예정이다.

나눔놀이터는 어린아이도 지역 구성원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양 대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옛놀이로 함께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면서 "팔방놀이부터 제기차기 등은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하호호 한실마을'에 대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문화행사라고 자신했다.

"이번에 기획한 마을축제가 얼마만큼의 돈을 쓰는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그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거든요. 서로가 마음을 모아 연 축제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발전 가능합니다. 학생들도 주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늘 지니고 있는데 이번 축제를 기점으로 관계가 돈독해졌으면 해요."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